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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첨성대 ‘미디어파사드’ 점등… 천년의 별빛으로 APEC 맞이

황성호 기자
등록일 2025-10-20 11:17 게재일 2025-10-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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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천문학·황금 문화 융합한 야간 영상 공개
경주시 첨성대 미디어파사드 점등 모습. /경주시 제공

신라 천문학의 상징, 경주 첨성대가 천년의 별빛으로 다시 빛난다.

경주시와 국가유산청은 20일 오후 6시 30분 첨성대에서 ‘미디어파사드 점등식’을 열고, 천문학의 역사와 신라 황금 문화를 결합한 야간 외벽 영상을 선보였다. 

이번 상영은 11월 1일까지 매일 밤 이어진다.

이번 프로젝트는 오는 31일 개막하는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주의 문화유산을 세계 각국 정상에게 소개하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다.

첨성대 미디어파사드는 단순한 투광조명 연출을 넘어, 외벽 전체를 거대한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프로젝션 매핑’ 기술을 도입했다. 

약 7분간 상영되는 영상은 ‘별의 시간’과 ‘황금의 나라’ 두 편으로 구성됐다.

‘별의 시간’은 신라 천문학자가 첨성대에 올라 별을 관측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어 은하수와 유성우, 혜성이 첨성대 외벽을 가득 채우며 신라의 천문학적 상상력을 표현한다.

‘황금의 나라’에서는 조선시대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속 1467개의 별과 28수 별자리, 사신도(청룡·백호·주작·현무)가 차례로 등장한다. 

첨성대가 동서 고천문학의 역사와 신화를 잇는 상징으로 재해석되는 순간이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고려 말 전란 속에 사라진 옛 석각 천문도의 인본을 조선 초에 발견해, 새로 제작한 천문도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첨성대는 신라인의 과학 정신과 문화적 상징이 공존하는 인류의 유산”이라며 “이번 미디어파사드가 빛과 이야기가 어우러진 무대로 자리 잡아, 세계인이 찾는 야간 관광 명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상영은 첨성대를 방문하는 모든 관람객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한편 경주시는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상시 상영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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