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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사댐' 건설 지연···포항시민은 불안하다

등록일 2025-10-20 17:49 게재일 2025-10-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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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로 언제 폭우가 쏟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포항시 오천읍 일대 하천의 범람을 근본적으로 막을 ‘항사댐’ 건설사업이 계속 지연돼 시민들의 우려가 크다. 지난 2022년 태풍 ‘힌남노’ 당시 포항에서는 오천읍내 냉천 범람으로 인근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겨 7명이 숨졌고, 하류의 포스코 포항제철소 등 철강공단이 수해를 당하면서 천문학적인 재산피해를 보았다. 당시 냉천상류에 항사댐이 있었더라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태풍피해 이후 경북도와 포항시는 항사댐 공사를 서두르기 위해 여러 차례 사업을 발주했지만 유찰이 거듭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응찰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댐 건설 예정지가 지진 우려도 큰 곳이라 안정성 설계가 까다롭다”면서 “현 사업비로는 이런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현재 항사댐 하류 주민들도 댐 건설 과정에서의 환경 훼손과 주민 보상 문제, 지질 안전성 확보, 생태계 파괴 등을 우려하며 이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주민설명회를 거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사입찰이 유찰되면서 항사담 사업비는 당초 900억 원대에서 1066억 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경북도는 지난해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하고 올해 착공할 계획이었지만, 공사입찰 과정이 순탄치 못하자 사업비 증액과 공법 변경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냉천범람으로 물난리를 경험한 오천읍 주민들은 항사댐 건설이 지연되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심해 언제 ‘힌남노’ 같은 태풍이 닥쳐 하천이 범람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천읍의 경우, 지방하천인 냉천과 신광천이 통과해 집중호우와 만조가 겹치면 언제든 범람할 수 있는 취약한 지형이다.

항사댐이 건설되면 하류 하천의 홍수 대비와 가뭄 대처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어 치수 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건설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업비를 확보해서, 앞으로 어떤 강력한 태풍이 오더라도 재해를 방지할 수 있는 항사댐을 하루빨리 건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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