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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참금 4000만원과 신랑의 죽음

홍성식 기자
등록일 2025-10-15 19:06 게재일 2025-10-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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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젊은 세대의 혼인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문제는 비단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과 일본 등 이웃한 아시아 국가들의 처녀·총각들도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중국은 최근 10년 사이 혼인율이 절반으로 꺾였다고 한다. 한국 역시 지난해 결혼 건수가 22만2422건으로 2023년에 이어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쯤 되면 ‘21세기 청년들의 결혼 포비아(phobia)’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왜일까? 어째서 요즘 청년들은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것인지.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겠으나,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경제적 문제가 아닐까 싶다. 

 

해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은 보통의 월급쟁이가 10~20년을 저축해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궁여지책으로 결혼할 두 사람이 함께 살 전셋집을 구하려 해도 마찬가지. 집값 상승은 필연적으로 전세 가격도 올린다.

 

여기에 중국은 아직도 악습으로 남아있는 ‘지참금’ 문제가 더해진다. 최근 외신은  중국 산시성에 거주하던 29세 남성이 결혼식 당일 지참금 문제로 신부와 다투다가 강물에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참금 4000만원이면 충분하다, 아니다. 적다”며 신랑과 신부가 웨딩카 안에서까지 싸웠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약속된 결혼이 중간에서 깨지는 경우가 없지 않다. 돈 문제로 인한 다툼이 파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결혼을 앞둔 신랑 혹은, 신부가 “돈보다 중요한 건 둘의 사랑”이라 말하면 “넌 결혼이라는 현실을 모른다”고 조롱당하는 세상이 돼버렸다. 씁쓸하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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