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포항 보경사 계곡, 관광산업으로 100년 먹거리 창출해야

등록일 2025-09-25 18:29 게재일 2025-09-26 7면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이병우 포항시 남구청 건축신고팀장

기암괴석이 비탈마다 우뚝 선 푸른 소나무, 굽이치는 물길을 따라 옥빛으로 흐르는 계곡의 절경. “이런 숨겨진 비경이 있었다니···” 처음 찾은 이들은 탄성을 내뱉는다. 포항 보경사 계곡은 어린 시절부터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여전히 포항의 대표 명소로서 손색없는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그러나 방문할 때마다 아쉬움이 남는다. 50년 전 고등학생 시절 찾았던 모습과 지금의 풍경은 별반 다르지 않다. 주변에는 변변한 숙박시설 하나 없어, 다른 지역의 관광지와 비교하면 개발이 지지부진하다. 지자체들이 작은 자원으로도 관광지 조성에 힘쓰는 현실을 떠올리면, 포항이 지닌 천혜의 자원을 방치하는 듯한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위성지도를 펼치며 상상에 잠겨본다. 내연산 정상에서 청송 주왕산까지 직선거리 20km 남짓. 그 사이에는 향로봉과 경북수목원, 하옥계곡이 자리하고, 북서쪽으로는 ‘남한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주왕산 국립공원이 연결된다. 여기서 하나의 청사진을 그려본다. 송라 보경사에서 주왕산까지 잇는 대규모 관광벨트를 구축하는 것이다.

구체적 방안은 이렇다. 첫째, 향로봉 정상에 주차장을 설치하고 경북수목원과 내연산을 케이블카와 모노레일로 연결해 접근성을 높인다. 둘째, 경북수목원 인근 국유지를 활용해 생태공원, 짚라인, 패러글라이딩 체험장을 조성한다. 셋째, 장기적으로는 주왕산까지 케이블카를 확장해 국내 최대 규모의 산악 관광 네트워크를 완성한다. 이는 단순한 관광지 개발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경북수목원 역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용인 에버랜드를 벤치마킹해 테마파크와 동물원을 결합한 복합시설을 구축한다면,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다. 특히 수목원 인근 국유지는 부지 확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최적의 조건이다. 향로봉 정상에서의 액티비티 체험장은 학생 수학여행 코스로도 주목받을 것이며, 해외 트레킹 마니아들의 버킷리스트에 오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지자체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앙정부와 경북도가 협력해 광역개발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 다행히 윤석열 대통령의 영일만 대교 건설 공약이 실현되면, 동해고속도로와 포항-영덕 간 고속도로가 연결되어 교통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여기에 부산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국제공항과의 접근성까지 고려하면, 포항은 부산·울산과 함께 동해안 관광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 호텔, 리조트 등 숙박시설 수요 증가도 뒤따를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포항은 포항제철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인구 50만 명선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으며, 여기에 더해 미국의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 부과로 철강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지역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다. 그런데 만약 대규모 관광단지가 조성된다면 일자리 창출과 관광 수입 증대는 물론, 향후 100년 이상 관광산업이 지역 경제의 핵심 축이 될 것이다. 하루빨리 실현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이병우 포항시 남구청 건축신고팀장

발언대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