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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마늘 ‘씨마늘’ 성공 재배… ‘안정적 종구 보급’ 돌파구 찾았다

전병휴 기자
등록일 2025-09-25 18:56 게재일 2025-09-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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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의 고장’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고령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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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군에서 생산된 마늘 종구. /고령군제공

한국인의 ‘마늘 사랑’은 유별날 정도다. 각종 음식 관련 서적과 백과사전 등을 펼쳐보면 이런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유럽에서 마늘 소비량이 가장 높은 국가는 이탈리아다. 이 나라 사람들은 1년 동안 약 1kg의 마늘을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은 1인당 연평균 소비량이 5kg이 넘는다. 유럽 사람들의 5배 이상을 섭취하는 것이다.

 

마늘의 원산지는 아프리카 이집트. 그럼에도 ‘마늘 사랑’은 이집트에서 멀고 먼 나라 한국에서 실현되고 있는 격이다. 

 

3년 만에 우량종구 증식 성공… 170t 생산
공모농가 26곳과 협업 ‘균일한 품질’ 확보
타 지역보다 1세대 앞선 ‘주아 1세대 종구’
가격마저 저렴… 경쟁력 강화·자급률 제고
‘한국 마늘산업 박람회’ 우수상 수상 쾌거

 

요리사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한식에서의 마늘은 단순한 향신료가 아니다. 모든 요리를 망라해 그 저변에 깔리는 가장 주요한 재료”라고.“한국 요리의 시작은 마늘이고, 끝 또한 마늘”이란 말이 단순한 농담이 아니란 건 주변 식당과 평범한 가정의 주방을 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식품학자들은 “마늘은 혼자 지내는 독거생활인이나 편식이 심한 사람에게 유용한 식재료”라고 말한다. 마늘은 칼륨, 인, 칼슘 등의 무기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 B도 다량 함유됐기에 건강을 유지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는 것.

 

대중적으론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고령군은 경상북도에서 영천시, 의성군에 이어 마늘 재배 면적이 3번째로 넓은 마늘 주산지다. 

 

농업전문가들 사이에선 지리적으로 인접한 경상남도 창녕군, 합천군과 함께 전국 대서마늘 산업을 선도하는 지역으로도 인식돼 있다. 

 

그런 현실을 감안해 고령군은 이미 오래전부터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고 단일 작물 중 연매출액이 가장 높은 것 중 하나인 마늘 산업의 활성화와 안정적인 보급과 생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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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종구 생산과 관련한 교육을 받는 고령 농민들.

□ 마늘 특성 연구와 종구 구입 문제점 해결 위해 노력

 

그 중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대서마늘 우량 종구(씨마늘) 보급사업이 손꼽힌다. 고령은 이 사업을 3년에 걸쳐 추진했다. 그렇다면 우량 종구 보급사업의 추진 배경은 무엇일까?

 

첫째는 마늘은 인편(쪽)을 통한 영양번식 작물이다. 그렇기에 재배 연수가 길어질수록 병해충 및 바이러스에 감염돼 종구가 퇴화하고, 이로 인해 수량 감소와 품질 저하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였다는 것.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이 필요했다. 

 

둘째는 일부 농가에서 중국산 종구를 구입함으로써 국내 마늘 산업이 위축되고, 불량 종구로 인한 피해 사례가 빈번히 나타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농가 발전을 위해 선결돼야 할 문제였다.  

 

셋째는 농가가 자체적으로 주아재배 종구를 생산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번거로움이 컸다.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이고 체계적인 도움이 필요했다는 이야기다. 

 

넷째는 타 지역에서 들여오는 종구의 진위 여부에 대한 의문이 있었고, 매년 수억 원의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고 있어 지역 경제 측면에서도 대책이 필요했다. 그뿐 아니라 농가에서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안정적 종구 보급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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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령군은 마늘 품질 품평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 2022년부터 사업 본격화...올해 씨마늘 170t 생산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고령군농업기술센터는 2022년부터 대서마늘 ‘우량종구 증식체계 구축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2023년에는 주아재배 종구 생산의 시작 단계인 주아 채취를 실시했고, 2024년에는 단구(씨마늘 전 단계) 생산을 거쳐, 올해는 최종적으로 주아 1세대 씨마늘 170t을 생산하는 성과를 이뤘다.

 

우량종구 증식체계 구축사업은 3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로 이남철 군수의 의지와 농업기술센터의 자체 역량을 결집해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하지만, 파종 및 수확 작업 등 기상 여건과 인력 수급 등의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씨마늘 생산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공개 모집된 26명의 증식 농가와 협업해 균일한 품질을 확보하는 등 민간과 지자체의 노력이 합해져 순조롭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이 고령군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령군은 지난 7월 고령군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2025년산 주아1세대 씨마늘 수매 및 농가 보급 행사’를 통해 101명의 농가에 총 4772망의 씨마늘을 보급했으며, 거래금액은 모두 4억4989만원에 달한다. 

 

이번에 보급한 종구는 타 지역보다 1세대 앞선 ‘주아 1세대 종구’로 가격 또한 저렴하게해 고령군 마늘 재배 농가의 경쟁력 강화와 자급률 제고에 적지 않게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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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에서 생산되는 마늘 단구와 종구.

□ 마늘산업 박람회서 품질의 우수성과 경쟁력 인정받아

 

또한 지난 8월엔 경북 영천시에서 열린 ‘2025년 제1회 한국 마늘 산업 박람회’에 고령군농업기술센터가 실증시험포장에서 생산된 조직배양 마늘을 출품했다. 

 

이 마늘은 품종별 품질 평가회에서 ‘대서종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고령군 마늘의 우수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성과인 동시에 품질 경쟁력을 증명하는 사례로 기록됐다. 

 

마늘은 건강에 좋은 식품 가운데 하나다. 항암 효과가 있고, 전립선 건강에도 좋으며, 피부의 노화도 막아준다고 알려졌다. 한의학계에서도 “마늘을 익혀 먹으면 음기가 강해진다”는 말이 전한다. 마늘에 함유된 알리신은 피로 회복과 스테미너 증강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현재 고령군은 기존 주아재배 종구보다 품질이 뛰어난 조직배양 종구 생산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실증시험포장 내 조직배양 종구 생산 및 증식 시설을 갖춘 ‘대서마늘 우량종구 증식보급센터’ 구축을 위해 국도비 공모사업도 추진 중이다. 

 

2027년부터 연간 10t 규모의 조직배양 종구를 농가에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대서마늘 산업의 고도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남철 고령군수는 “마늘 주산지인 고령의 명성에 걸맞게 사업 규모와 품질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며 “마늘 뿐 아니라 고령군 주요 농산물의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고 약속했다. 

 

/전병휴 기자 kr583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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