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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소방관들 “화재보다 퇴근길이 더 무섭다”···비상대기시설 턱없이 부족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5-09-23 16:16 게재일 202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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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구 도의원 도정질문서 소방관 비상대기숙소 확대 촉구
김홍구 경북도의회 의원이 23일 열린 ‘제358회 임시회’에서 도정질문을 이어가고 있다./경북도의회 제공

경북 지역 소방공무원들이 장거리 출퇴근에 시달리며 피로 누적과 대응력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비상대기시설 부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김홍구 경북도의회 의원(국민의힘·상주2)은 23일 열린 ‘제358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도내 600명이 넘는 소방공무원이 원거리 근무를 감수하고 있다”며 “근무 여건 악화는 물론, 현장 대응력 저하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현재 원거리 근무자로 분류된 소방공무원은 총 663명(일근 274명, 교대 389명)이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비상대기시설은 139실(최대 수용 226명)에 불과해 수요를 크게 밑돌고 있다. 특히 교대근무자의 상당수는 자가용으로 100㎞ 이상을 오가며, 일부 소방관들 사이에서는 “화재보다 퇴근길 졸음운전이 더 무섭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경북도는 5개년 계획을 통해 52억 원을 투입, 비상대기시설 110실을 추가 확충할 예정이지만, 김 의원은 “현재 계획만으로는 5년 뒤에도 공급 부족은 불가피하다”며 “비상대기시설은 선택적 복지가 아니라 필수 행정 인프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도정질문에서 경계지역 발전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김 의원은 “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6개 광역자치단체와 접하고 있음에도 경계지역은 여전히 행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집행부가 사실상 관련 사업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예산 4000만 원에 불과한 3개월 단기 용역으로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어렵다”며 “경계지역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독자적이고 지속적인 도비사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농업용 용·배수로의 노후화와 농업용수 낭비 문제도 다뤄졌다. 김 의원은 “70년대 이후 설치된 농업시설은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저류지를 활용한 농업용수 재활용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상주 지역의 농업진흥지역 지정률이 높아 도시 확장과 산업 유치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첨단기술과 청년농 육성을 결합한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김천 증산초 분교장의 기형적 운영 실태를 지적했다. 현재 해당 분교장에서는 초등학생 2명과 학령초과 어르신 13명이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이런 상황은 어린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진다”며 “교육청은 행정편의보다 아동의 학습권 보장을 최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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