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울릉도 망했다”
구독자 49만 명을 가진 한 유튜버가 내건 제목이다. 그는 제작 영상에서 바가지요금, 불친절, 삼겹살 논란을 이유로 관광객이 절반 가량 줄어들 것을 예고했다. 이 영상은 하루 만에 수십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확산됐다.
일부 언론도 “울릉도 이러다가 망한다”는 등 검증없이 잇따라 추측성 기사를 쓰면서 ‘울릉도 몰락’이라는 프레임을 덮어씌웠다.
그러나 실제 울릉도의 관광통계를 들여다보면 그와 정반대다. 지난 6월 말 삼겹살 파동 이후 7월 울릉도 관광객은 3만986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16.3% 늘었다. ‘삼겹살 파동’ 이후 관광객이 급감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이다.
울릉썬플라워크루즈 운항 중단은 과거의 적자 누적이 원인이다. 오히려 울릉썬플라워크루즈는 운항을 시작한 이후 올해 가장 많은 관광객을 수송했다. 삼겹살 파동 이후 여름 성수기 두 달(7~8월) 동안 울릉썬플라워크루즈 이용객은 지난해보다 4.4% 증가했다.
이런 수치는 한때 논란이 된 주민의 바가지요금·불친절·비곗덩어리 삼겹살과는 전혀 상관없음르 보여준다. 그럼에도 일부 유트버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울릉을 무차별 폭격해댔다. 마치 울릉주민들 때문에 관광객이 줄어들어 여객선이 운항을 멈춘 것 처럼 비치게 하려고 온갖 장난질을 했다.
물론 몇해 전 보다 전반적으로 관광객이 감소한 것은 있다. 하지만, 그것은 바로 ‘교통’과 ‘환경’이라는 요인으로 발생했다. 세계 최고 속력을 자랑하던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가 기관고장으로 운항을 중단했고, 코로나19 이후 폭발한 해외여행 수요가 결정적이었다.
이런 복합요인을 무시한 채 일부 유튜버와 언론은 ‘울릉도 주민 탓’으로 몰아간다. 울릉 주민들이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울릉도는 지질공원 팸투어, 문화·역사 체험, 해양관광 프로그램 등으로 관광 콘텐츠를 확장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와중에 ‘망했다’는 자극적 제목 하나는 그간 쌓아온 울릉군과 주민들의 노력을 송두리째 흔든다.
왜곡된 프레임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자극적 콘텐츠가 낙인효과를 키운다. 부정적 이미지가 외부에 각인되면, 다시 회복하는 데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든다.
관광은 신뢰 산업이다. 울릉도는 ‘망했다’가 아니라 여전히 ‘살아있다’는게 진실이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