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간의 첫 3자 오찬회동이 성사되면서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다소나마 풀릴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오늘(8일) 여야 지도부와의 오찬 이후 장 대표와는 따로 만나 회담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새벽 미국·일본 순방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한 직후 장 대표와의 회동을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그동안 장 대표가 요구해 온 단독 회동을 수용한 것은 꽉 막힌 정국을 풀어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여야 대치는 결국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현재 미국과의 통상·안보 후속 협상, 예산안 처리 등 국내외 현안을 원활하게 처리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워낙 험악한 대치 정국이 계속돼 온 만큼 첫 회동에서 타협점을 찾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의제와 관련해선,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이 “특별한 의제를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이 대통령은 미·일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대표는 민주당이 추진 중인 추석 전 개혁 입법 완성에 대해, 장동혁 대표는 민주당의 입법폭주와 민생 의제를 주요 의제로 거론할 것으로 보여진다. 장 대표는 특히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압수수색 등 특검 수사에 대해 강력히 항의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여야 대표는 서로 대척점에 선 인물이기 때문에 이날 회동에서도 검찰개혁 등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로선 이 대통령의 ‘미·일 순방 성과 홍보’에 들러리를 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강성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국회는 여야 대화가 실종된 상태다. 법사위의 경우 야당 간사조차 선출하지 못할 정도로 소통이 안 된다. 야당을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여당 일부 의원의 초강경 자세 때문이다. 여야는 이 대통령과의 이번 오찬회동을 대화와 협치의 물꼬를 트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