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에서 벗어나 장동혁 새 대표가 선출됐지만 심각한 내분에 휩싸였다. 장 대표가 취임한 첫날부터 사실상 ‘찬탄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인 친한(한동훈)계의 탈당을 요구하고 나선 게 주원인이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내내 지지층을 의식하면서 “내부 총질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결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왔다.
장 대표는 최근 방송에 출연해 자신을 히틀러에 비유했던 조경태 의원을 겨냥해 “우리 당에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는 (조 의원의)말은 우리 당을 너무나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다. 먼저 결단을 하시라”고 말했다. 자진탈당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레밍신드롬(맹목적인 집단행동)을 경계해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장 대표가 지난 27일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민수 최고위원이 “안으로부터 시급한 개혁은 내부를 향한 총격, 해당 행위를 근절하는 것”이라며 한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논란’을 언급했다. 그는 “당원게시판 조사는 당무감사와 함께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방송 패널들의 해당 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했다. 방송에 출연하는 친한계 원외인사들도 싸잡아 겨냥한 말이다. 당원 게시판 조사는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내용의 게시글에 한 전 대표와 가족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규명하자는 것이다.
전당대회 후폭풍이 이처럼 거세지면서 국민의힘 분당설도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국민의힘은 다음 선거에서 중도층 지지를 회복하지 못하면 당이 소멸될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당 지도부가 강성당원을 의식하며 ‘찬탄청산’에 나선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번 전당대회 당 대표 결선투표 결과를 분석해보면, 장 대표는 책임당원을 제외한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39.82%를 얻어 60.18%를 얻은 김문수 후보에게 큰 표차로 졌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거대여당의 입법독주에 맞서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민심을 회복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당 내부의 의견 차이는 대화로 풀어나가는 게 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