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대구백화점 매각… 지방경제 위기의 한 단면

등록일 2025-08-26 18:10 게재일 2025-08-27 19면
스크랩버튼

전국 유일하게 향토백화점으로 남아 오랫동안 경영해왔던 대구백화점이 주요 부동산과 경영권을 동시에 공개 매각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은 구정모 대구백화점 회장과 특수 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34.7%를 공개입찰 방식으로 매각해 연내까지 마무리 짓겠는다는 것이다. 매각 대상 부동산은 동성로 대백본점과 대백 프라자점, 신서동 물류센터, 임차 중인 현대아울렛 건물 등이다. 감정평가액은 7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2021년 대백본점 폐점 4년 만에 경영권과 보유 부동산을 모두 매각하기로 함으로써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 대구백화점은 사실상 역사 뒤안길로 사라진다.

1944년 대구시 중구 삼덕동에서 대구상회로 출발해 1969년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을 오픈하고, 대백 프라자점까지 사업을 넓혔으나 현대,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 백화점의 지역진출에 타격을 입고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유통업 80년 전통의 향토백화점 대백의 퇴진은 지역의 경제사정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지역경제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가운데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 백화점의 지역진출이 향토 백화점의 쇠퇴를 촉진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2016년 동대구역 복합환승터미널에 둥지를 튼 신세계백화점은 작년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매출 순위로 전국 6위다. 대구백화점이 지역민이 받쳐주는 향토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대기업과 경쟁하기에는 벽이 너무 높았다는 것.

서울 등 수도권의 경제력은 날로 비대해지고 있다. 반면에 지방의 경제력은 제자리 걸음이다. 오랜 전통의 대구백화점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는 배경에는 지역경제의 쇠락과 맥을 같이하는 부분이 많다. 지역 경제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지역에 뿌리 둔 또 다른 전통의 향토기업들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다.

규모가 커 대구백화점의 매각이 순조롭지만은 않겠지만 이를 계기로 대구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생산되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김경아의 푸른 돋보기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