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청도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 인명사고는 누가 보아도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로 보여진다. 조금만 주의했더라면 인명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이번 사고를 두고 “전체 사고 상황을 고려할 때, 관리 감독 소홀에 따른 전형적인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 것은 우리 사회에 안전불감증이 여전히 만연하다는 뜻이다. 안전의식에 대한 느슨한 인식과 시스템에 대한 자성이 필요한 때다.
경찰 등 관계기관들이 안전관리 의무를 제대로 지켰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으므로 그 결과를 지켜보아야겠지만 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응만 되풀이 하는 것은 아닌지 회의감이 든다.
이날 사고는 경북 청도군 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마산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 안전 점검을 위해 이동 중이던 근로자 7명을 치어 그중 2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피해 가족 위로를 위해 청도에 들른 민주당 정청래 대표조차도 “이번 열차 사고는 완벽한 인재”라고 말할 정도로 어이없는 측면이 많다.
선로 작업에 동원되는 근로자에게는 사고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식하는 문제다. 철도안전법에도 이런 위험을 우려, 작업책임자의 작업원에 대한 안전교육은 필수다. 조금만 주의 깊게 행동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작업 현장과 연락하는 신호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현장 감독자가 철저하게 근로자의 안전을 보살폈더라면 이런 불행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국토부 등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매년 열차 사고는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산업재해다. 철도안전정보관리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철도 교통사고는 317건에 달한다. 열차 충돌, 탈선, 건널목 사고, 화재, 시설파손 등 매년 평균 수십 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5년간 인명 사고도 229명에 이르고 있다.
최근 산업현장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에 대한 경계령이 대통령의 관심으로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청도 철도 사고의 원인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