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대다수가 무궁화 꽃을 우리나라의 국화인 줄로 알고 있지만 이것이 법적으로 공인된 근거는 없다. 국민정서상 무궁화를 국민 모두가 국화(國花)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 뿐이다.
무궁화가 우리나라에서 자생해온 것은 기록상으로 2000년이 넘는다. 옛 기록에 의하면 고조선 시대 이전부터 하늘의 꽃으로 불리며 귀하게 여겨져 왔으며, 신라 때는 무궁화 나라라는 뜻의 근화향(槿花鄕)이라 불렀다고 한다.
무궁화를 국화로 하기 위한 법 제정 작업은 19대 국회부터 20대, 21대에 걸쳐 여러 번 시도가 있었지만 법 제정에는 이르지 못했다. 8월 8일을 무궁화의 날로 정해 부르고 있지만 이는 민간단체에 의해 제정된 날이지 국가 지정 기념일은 아니다. 무궁화가 널리 보급되지 않은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공식적인 국화 지정이 안 된 때문이라는 분석도 한다.
애국가는 안익태 선생님이 작곡했다. 그러나 애국가 가사 말의 작사자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안익태는 일제 강점기 때 애국가 가사 말이 스코틀랜드 민요 곡에 붙여 불려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작곡을 했다고 한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노랫말이 곡에 붙여 널리 불리게 되자 무궁화는 우리 민족의 꽃으로 더욱 공고히 자리를 잡게 됐다.
무궁화 꽃은 법적 지위가 없음에도 공무원의 임명장과 국회의원 배지, 사법부의 법복, 우리나라 최고훈장(무궁화대훈장)에도 쓰이는 등 국가 업무와 관련된 분야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민족의 꽃이란 상징성만으로도 충분히 우리 민족의 꽃인 줄 알지만 늦었지만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후속조치가 있으면 더 좋을 것이다.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가 딱 어울린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