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폭언 녹취 시스템 도입 모든 통화 내용 자동으로 기록 민원인의 권리와 공무원 보호 민원 행정 서비스 질 향상 기대
안동시가 민원 응대의 신뢰성과 공무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행정전화 전수녹취시스템’을 본격 도입했다.
17일 안동시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른 것으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포함한 주요 민원 부서에 적용되며, 모든 행정전화 통화 내용을 자동으로 녹음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최근 몇 년간 전국적으로 민원 응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언어폭력, 감정노동, 위협 사례가 증가하면서 안동시는 통화 연결음에 폭언 자제 안내를 삽입하고, 필요 시 수동 녹취를 실시해 왔다. 그러나 수동 녹취는 대응 속도와 기록의 완전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고, 실제 분쟁 발생 시 증거 확보가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손영호 스마트정보과장은 “민원 현장은 단순한 행정 처리 공간이 아니라 시민과 행정이 소통하는 최전선”이라며 “공무원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야 시민에게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도입되는 전수녹취시스템은 단순히 민원인의 언행을 감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통화 시작 전 안내 멘트를 통해 ‘상호 존중의 대화 문화’를 유도하고, 모든 통화 내용을 자동으로 기록함으로써 민원인의 권리와 공무원의 안전을 동시에 보호한다. 또한, 민원인의 불만이나 요청 사항도 더 정확하게 기록돼 사후 처리의 신속성과 공정성 또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민원 응대와 관련 일선 공무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업무 피로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전국 지자체들도 유사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추세다. 특히 언어폭력이나 부당한 요구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고, 민원인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는 균형 잡힌 행정 환경 조성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행정 전문가들은 “녹취 시스템은 단순한 기술적 장치가 아니라, 공공기관의 서비스 철학을 반영하는 상징적 조치”라며 “공무원과 시민 모두가 존중받는 민원 문화가 정착되려면 제도뿐 아니라 교육과 인식 개선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동시는 이번 시스템 도입을 시작으로, 민원 응대 매뉴얼 개선, 감정노동 예방 교육 확대, 민원 만족도 조사 강화 등 다양한 후속 조치를 준비 중이다. 또한, 민원인의 개인정보 보호와 녹취 데이터의 안전한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손 과장은 “이번 시스템은 공무원 보호와 민원 서비스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라며 “앞으로도 시민과 공무원이 함께 존중받는 행정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