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어제(11일)부터 시작됐다. 전국 수련병원들은 자체 일정에 따라 오는 29일까지 인턴과 레지던트를 선발한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병원별 신청을 받아 공고한 모집인원은 인턴 3006명, 레지던트 1년차 3207명, 레지던트 상급연차(2∼4년차) 7285명 등 총 1만3498명이다. 정부는 사직 전공의가 원래 근무하던 병원과 과목으로 돌아오는 경우엔 정원이 초과되더라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1년 6개월간 수련병원을 떠났던 전공의들이 복귀하게 되면 의대 증원사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해소될 전망이어서 무엇보다 다행이다. 지난해 2월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들은 이미 전원 복귀한 상태다.
다만, 전공의 모집이 전원 복귀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입대한 사직 전공의도 있고, 또 일부는 일반 병의원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별로 복귀 분위기가 엇갈린다고 한다. 영상의학과·정형외과·피부과·안과·성형외과 등 인기과 전공의들은 복귀에 적극적이지만, 이른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비인기과 전공의들은 일부 복귀를 주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 6월 수련을 재개한 전공의들도 내·외·산·소 등 필수과목보다는 ‘인기과’에 몰렸다.
전공의들이 복귀하게 되면, 수련병원에 따라서는 다양한 후유증이 발생할 것이다. 교수와 전공의뿐 아니라 먼저 복귀한 전공의와 새로 복귀할 전공의 사이의 갈등, 업무 영역을 둘러싼 전공의와 PA(진료 지원) 간호사의 대립 등등이 예상된다. 잔류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이탈 전공의들이 돌아오면 기존에 일하던 전공의들이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얘기가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정상화 되려면 응급실·중환자실·분만실 같은 긴급 의료 현장을 지키는 전공의들의 복귀가 필수적이다.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의료현장으로 돌아와 앞으로 ‘응급실 뺑뺑이’ 등으로 인한 국민 불안이 말끔하게 해소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