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권 주자들 대여 선명성 경쟁 김문수 “쇠망치 날권력 불보듯” 안철수 “우리당 해산 선전포고” 여야 ‘강대강’ 대치 정국 불가피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새 수장으로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이 선출되면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가 누가 되든 여야 간 ‘강대강 대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힘에도 강성 지도부가 들어설 경우 극단적 대결 구도가 고착화되면서 자칫 ‘정치의 사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2일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아직도 반성을 모르는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과 그 동조 세력을 철저하게 처벌하고 단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의 관계에 대해선, “여야 개념이 아닌 내란과의 전쟁”이라면서 “(12·3 계엄 등에 대한 국민의힘의) 사과와 반성이 먼저”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지 않고는 저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다. 험한 일, 궂은 일, 싸울 일은 제가 앞장서서 솔선수범하겠다”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정 대표는 대표 경선과정에서 정부에만 부여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를 국회 본회의 의결로 가능하게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청래 대표의 강공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정 대표는 검찰·언론·사법 개혁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4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 법안을 처리한 뒤 윤석열 정권 당시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방송3법,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등 쟁점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방송 3법에 대해 ‘방송 장악법’으로, 다른 법안은 ‘기업 죽이기’ 법안으로 규정하고 필리버스터로 맞선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의 이같은 강경 기조는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도 불을 지폈다. 당권주자들은 ‘강한 야당’, ‘이재명 폭주 저지’를 내세워 대여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쇠망치 같은 날권력 ‘휘두름의 정치’가 대화와 타협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날을 세웠다.
안철수 후보는 “자꾸 우리당 해산을 운운하는데, 그 입 다물라”고 정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한 뒤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다. 진정한 민주주의자라면 할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당권레이스에서 반탄(탄핵 반대) 후보가 대표가 될 경우 정국이 빠르게 경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찬탄(탄핵 찬성) 후보가 당선되면 협치의 공간이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에선 정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와 그 이후 당 대표 재선을 노리고 있는 만큼 무조건적인 강경 노선만 고집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대여 투쟁에 집중했던 야당 시절과 달리 집권 여당 대표로서 이 대통령과 보폭을 맞춰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서 일정 부분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정 대표 캐릭터상 강대강 대결 구도는 피할 수 없겠지만 당대표가 된 이상 민주당도 국민 전체를 상대로 정치해야 하기 때문에 야당과의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