郡, 문화재구역 주변 집중 방제 고분군 주변 감염목 제로 기록 “세계 유산 지켰다” 각지서 주목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이 기후변화와 맞물려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고령군이 세계유산 지산동 고분군 주변 소나무 숲을 ‘예방나무주사’로 완벽히 지켜내는 데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고령군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최초 유입된 재선충병은 최근 여름철 고온 현상이 길어지면서 다산면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 현재 지역 감염목이 약 1만 8천 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활동 기간이 길어지고 서식지가 확대된 반면, 소나무의 생육 환경은 악화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고령군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세계유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대가야읍 문화재 구역 주변의 모든 소나무에 예방나무주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한 결과, 현재까지 해당 구역 내 감염목은 단 한 그루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고령군의 방제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군은 올해 2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감염목 1만 5천 그루를 제거할 계획이다. 피해가 가장 심각한 다산면은 산림청 ‘특별방제구역’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 또한, 군 직영 ‘산림병해충예찰방제단’을 상시 운영하며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과 인접 시군으로부터의 유입 등으로 인해 확산 속도를 완전히 따라잡기에는 어려움이 큰 것이 현실이다. 이에 고령군은 완전 박멸보다는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고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현실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고령군 관계자는 “피해가 극심한 지역은 수종갱신(다른 나무로 교체)을 추진하고, 산림청과 공동방제구역을 설정하는 등 효율적인 방제에 힘쓰고 있다”며 “주어진 예산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우리 소나무 숲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병휴기자 kr583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