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현상이 우리사회에 던지는 문제는 하나둘이 아니다. 지방소멸의 문제가 여기서 출발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도 따지고 보면 저출생에서 비롯한다.
태어나는 아이가 적으니 학교에 들어오는 신입생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전국 곳곳에서 초등학교 입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가 속출한다. 과거처럼 북적대던 초등학교 입학식은 구경할 수 없고, 매년 많은 초등학교가 입학식 자체를 못하고 있다.
지난해 초등학교 신입생 수는 약 35만명으로 전년보다 5만명이 줄었다. 최근 3년간 학생 수 감소로 전국에서 통폐합을 한 학교가 72개나 된다. 그중 80%가 초등학교다. 학교는 지역공동체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사회 요소다.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이 발전하고 지역경제가 돌아가는데, 학교가 문을 닫으면 지역사회는 성장을 멈출 수밖에 없다.
지금 농촌지방의 실정이 바로 그렇다. 폐교는 아니더라도 폐교 위기에 봉착한 학교는 수두룩하다. 작년에 신입생이 0명인 학교가 전국에 157곳이며 대부분 농촌지역 소재 학교다.
대구시교육청이 학령인구 감소로 서구 비봉초등학교와 달서구 월곡초등학교를 내년 3월 폐교하고, 남은 학생은 인근 초등학교와 통합한다고 밝혔다. 두 학교는 현재 재학생이 100명 미만으로 교육청 기준 통합 대상이다.
농촌 중심으로 나타나던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학교 통폐합이 대도시인 대구에서도 현실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는 최근 5년간 4곳이 폐교됐다. 2023년부터는 매년 1개교씩 폐교가 발생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조사 전망치에 따르면 지난해 11만6000여 명이던 대구지역 초등학생 수가 2028년에 가서는 8만7000여 명으로 줄 것으로 예측됐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의 통합은 앞으로도 불가피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로 인해 지역사회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선호학군에 따라 도심 내 지역별 격차가 더 심화될 소지가 많다.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섬세한 교육정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