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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에만 형광 ON”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5-07-01 15:48 게재일 2025-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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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태 교수. /포항공과대학교 제공

눈으로는 구분이 어려운 암세포를 형광으로 선명하게 구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포항공과대학교는 장영태 화학과·융합대학원 교수 연구팀과 밍 가오(Min Gao) 중국 린이대(Linyi University)교수 연구팀이 간암 세포만 노랗게 빛나게 하는 형광 분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세포 표면에는 ‘글라이칸(glycan)’이라 불리는 당 분자들이 존재한다. 글라이칸은 세포 간 신호 전달, 면역 반응 등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에 관여하며 세포 종류나 상태에 따라 구성이 달라져 ‘세포의 지문’처럼 쓰일 수 있다.

그 중 ‘sialyl Lewis x(sLex)’와 ‘sialyl Lewis a(sLea)’는 간암을 포함한 여러 암세포에서 많이 나타나는 글라이칸으로 암 진단 마커(marker)로 주목받아 왔다.

연구팀은 특정 분자와 결합해 그 위치나 존재 여부를 빛으로 알려주는 ‘형광 프로브(fluorescent probe)’를 설계, 간암과 대장암 세포 표면에 있는 sLex와 sLea만 인식하는 형광 프로브 ‘SLY(Sialyl Lewis Yellow)’를 개발했다.

이 SLY는 표적 글라이칸과 결합한 뒤 세포 안으로 들어가 미토콘드리아에 축적되며 노란색 형광을 낸다. 이 덕분에 암세포는 밝게 빛나고, 정상 세포는 빛나지 않아 육안으로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SLY가 단순히 암 유무를 식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암 조직과 정상 조직 사이의 경계를 정확히 나눌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SLY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글라이칸을 선택적으로 인식해 간암 조직을 세포 수준에서 선별할 수 있는 최초의 형광 프로브”라며 “이번 연구는 글라이칸 기반 암 진단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으며, 향후 정밀 의료와 수술 기술로의 확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화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인 ‘잭스(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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