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한 사람만 누워서 가고
나머지는 앉아서 간다
(중략)
한 사람만 빼고
나머지는 고스란히 돌아오는 길
곡절 없이 구불텅 자갈길도 없이
구름 꽃상여 만장 달고 은하수에 흘러들
불귀객은 밤하늘에 닻을 깊게 내리고
남겨둔 것들 깔깔하고 까슬거려 치가 떨리면
밧줄 끊고 강에 내리 꽂히는 물별로 반짝이려나
한 사람을 하얗게 뿌리고
잔설 덮인 소나무 발잔등에 하얗게 뿌리고
덤으로 다보록한 무덤 하나 얻었으니
이번 생이 적자는 아니었구먼,
저녁놀 하혈하는 선산을 덜커덩덜커덩 내려온다
…..
저 세상으로 가게 된 이의 마지막 이승 길을 동행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위의 시는 그 경험을 시화한 다. 한 사람만 하차시키고 나머지는 돌아오는, 그 한 사람에게만 ‘막차’인 장지로 가는 열차. 이 열차에 동행한 시인은, 이승의 밧줄 끊은 그 ‘불귀객’이 “은하수에 흘러들”어 “강에 내리 꽃이는 물별로 반짝”이기를 기원한다. 그래도 “다보록한 무덤 하나 얻었으니/이번 생이 적자는 아니었”다고 그를 위로하면서.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