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내 랜드마크인 웅부공원 옆, 예전 안동문화원 자리에 ‘지관서가(止觀書架)’가 문을 열었다. 2007년 준공한 한옥 구조의 안동문화원 건물을 지난해 리모델링해 1층은 서가와 카페, 2층은 서가 공간인 복층 구조로 조성했다.
지관서가는 지자체에서 공간을 제공해 운영하는데 안동은 전국에서 8번째로 개관했다. 안동 지관서가는 안동시가 장소를 제공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재원을 기부하고 인문학 재단 플라톤 아카데미에서 기획한 복합 인문·문화공간이다. 3월 19일 개관식을 갖고 정식 개관했으며 민간 위탁 공모를 통해 나무문화기획이 2년간 운영과 관리를 맡는다.
지관서가의 ‘지관(止觀)’은 멈추고 바라본다는 뜻이다. 바쁜 일상 속 잠시 멈추어 책과 인문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휴식과 마음 건강, 나아가 행복을 찾고 나누고자 기획된 사업이다. 더불어 지역 고유의 가치와 정신을 발견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의 상생과 소통의 거점이 되고자 하는 유의미한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서가와 카페의 내부 벽면을 안동포로 장식해 안동만이 갖는 특색을 담아냈으며 ‘몸과 마음’이라는 인생 테마로 서가의 도서 배치를 주제관처럼 구분해 조성했다. 1층에 어린이 서가와 지혜의 나무, 2층에 지덕체, 체덕지, 마음의 소리, 몸의 소리를 4면으로 구분해 배치해 뒀다.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모든 것이 자동화되는 디지털 시대에 전통적인 교육론의 핵심 이념인 지덕체(智德體)와 건강한 몸과 마음의 가치를 담아냈다고 한다.
시민들의 수준 높은 인문학 향유를 위해 서울대 인문확산센터와 인문360이 도서 큐레이션과 콘텐츠 제작과정에 참여했다고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인생 테마 외 도서 콘텐츠에도 지역적 특색을 담은 ‘향토관’을 담아내 지역적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살렸으면 하는 점이다. 지역의 정기간행물 등을 함께 비치한다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상생과 소통의 결을 좀 더 가깝게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안동은 매년 국제적인 인문가치포럼을 개최하는 인문학의 도시임에도 그간 접근성이 높은 인문·문화공간이 부족했다. 지관서가는 안동대도호부 터이자 안동군청이 있던 웅부공원 옆에 자리하고 있다. 시민들의 발걸음이 잦은 곳이자 문화공원 내에 있어 지역의 대표적 문화공간이자 휴식처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디지털 기기를 들고 ‘멈추지 않고도 바라보는’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멈추고 바라보는’ 쉼표 같은 공간이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