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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즐기는 특별한 다섯 가지 체험

최병일 기자
등록일 2025-05-19 20:02 게재일 2025-05-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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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서 승마, 라이딩, 맨발로 해변걷기, 요가, 해녀체험 등 독특한 체험 가득 
앞으로 트렌드가 될 평범하지 않은 테마 여행 향후 여행의 대세로 떠오를 듯
명사십리 해변에 선 말과 기수.

서정주 시인은 바다를 예찬하며 “스스로 푸르른 정열에 넘쳐  동그란 하늘을 이고 웅얼거린다”고 했다.  시인의 말이 아니더라도 일년중 바다가 가장 청명한 계절이 돌아왔다. 예전에는 바다를 즐기는 방법이 해수욕을 하거나 요트를 타거나 서핑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해변에서 승마나 라이딩을 즐기고, 맨발로 해변을 걷거나 요가를  하기도 한다. 이번 여름 바다를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을 찾아 행복한 여행을 떠나보자. 

 

썰물 후 바닷물이 남아 있는 구역까지 들어가 볼 수 있다.

◇ 고창의 숨은 보물, 명사십리에서 해변승마를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의 서쪽, 상하면에는 드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 ‘명사십리해변’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곳에 누구나 쉽게 승마를 배우고, 숲과 해변을 달려보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휘게팜 고창해변승마클럽’이 그곳이다. 가장 기본적인 승마 체험을 비롯해 소나무 숲, 해변을 따라 달리는 외승 프로그램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초보자부터 애호가까지 다채롭게 즐기기에 좋은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말에게 먹이를 주거나, 원형 마장을 돌면서 승마에 재미를 붙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백미는 해변 외승이다. 말에 올라탄 채 명사십리의 드넓은 백사장을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 질 녘에 방문하면 서해안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휘게팜 고창해변승마클럽에서 멀지 않은 곳에 상하농원과 선운사, 그리고 학원농장 등이 있다.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이곳은 동물농장과 공방, 파머스마켓, 숙박 시설 등이 한데 모인 ‘농촌 테마 빌리지’다. 선운산 도립공원의 도솔천 계곡을 품은 선운사는 수많은 국가유산을 보유한 사찰로, 약 1,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천년고찰이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가 담긴 학원농장은 봄마다 청보리 물결이 아름답게 흐르는 곳이다.

 

인천 옹진군 모도로에 있는 배미꾸미 조각공원.

◇ 라이딩으로 즐기는 신도와 시도 모도의 예술 감성 

인천 삼목선착장에서 뱃길로 10분이면 닿는 신도는 인천 용유도와 강화도 사이에 있는 섬이다. 신도와 시도, 모도 세 섬은 연도교로 연결되어 있어 도보나 자전거, 바이크를 이용한 일주 여행을 할 수 있다. 신도선착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자전거와 바이크를 빌릴 수 있는 업체가 있다. 

섬 도로의 특성상 오르막길이 많아 자전거를 대여할 때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바이크를 처음 타는 여행객에게는 업체 대표가 조작법을 가르쳐준다.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도 벚꽃길로 접어들었다. 5월에는 연둣빛으로 바뀌어 있을 길이다. 시도에는 북도면사무소, 우체국, 주민 편의시설 등 행정기관이 모여 있다. 모도에는 이일호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배미꾸미조각공원이 있다. 다양한 모양의 조각 작품들과 바다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여정의 마무리는 수기해수욕장과 신도성당의 고요한 분위기 속 산책으로 완성된다. 하루 일정으로도 섬의 자연, 예술, 여유를 모두 경험할 수 있어 떠나기 좋은 근교 여행지다.

 

노을이 아름다워 태안해변길의 백미로 꼽히는 해변길5코스 노을길은 걷기 편하도록 나무데크가 조성되어있다.

◇ 맨발의 청춘 슈퍼 어싱성지, 태안기지포 해수욕장 

발 도장을 찍으면 파도가 밀려와 흔적을 지운다. 이따금 무게를 실어 발자국을 꾹 남기면 바람이 슬며시 모래로 채운다. ‘어싱(Earthing, 접지)’은 땅(Earth)과 진행형(ing)의 합성어로 맨발을 접촉해 지구의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행동을 말하는데, 대표적인 방법이 맨발 걷기다. 몸속 정전기는 땅으로 내보내고, 땅의 음이온을 신체로 받아들이는 것. 바닷가 모래 해변에서 걸으면 어싱 효과가 높아진다고 해서 ‘슈퍼 어싱’이라 부른다.

양말을 훌러덩 벗어 던지면 어디든 슈퍼 어싱이 가능하지만, 태안 기지포탐방센터는 세족대와 신발 보관대  까지 갖추고 있어 체험장으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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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어싱을 하면 파도와 모래의 감촉을 모두 느낄 수 있다.

슈퍼 어싱 구간은 총 1.89km로 기지포탐방센터를 기착점으로 두 개의 코스로 나뉜다. 센터를 중심으로 삼봉해변까지 1코스(1.09km), 꽃지해변 방향으로 내려가는 창정교까지 2코스(0.8km)다. 왕복 2시간 정도면 완주할 수 있는 가벼운 산책코스다. 

국내 유일한 해안국립공원을 걷는 데다, 170.3km의 태안해변길 가운데 백미로 꼽히는 ‘노을길’을 포함한 구간이니 더욱 특별하다. 태안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로 해안선 길이가 약 559km다. 길을 따라 파도길, 솔모랫길, 노을길, 샛별길, 바람길 등 7코스가 조성됐는데 해변엔 여지없이 길이 나 있다. 기지포해수욕장을 시종점으로 걷고 싶은 만큼 슈퍼 어싱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걸음마다 풍기는 갯 내음은 서곡일 뿐, 넓게 드리운 이국적인 모래 언덕이 탄성을 자아낸다. 7회 연속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꽃지해변과 태안 세계튤립박람회의 꽃향기, 말린 우럭포를 뽀얗게 우려낸 우럭젓국까지 건강을 채울 수 있는 완벽한 코스, 태안으로 가보자.

 

해변에서 진행하는 SUP 요가_크레이지 서퍼스 제공

◇ 바다에서 누리는 극강의 힐링 부산 광안리 SUP 요가 

지금 바다에서 즐길 힙한 체험 거리를 찾고 있다면, 서서 타는 패들보드 SUP(Stand Up Paddleboarding)과 요가를 접목한 SUP 요가가 정답이다. 국내 대표 SUP 성지로 꼽히는 광안리 해변 SUP 존에서 5월부터 SUP 요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해변과 해상에서 각각 요가 프로그램을 운영해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각자 실력에 맞춰 참여할 수 있다. 해변이든 해상이든 패들보드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요가를 체험하면 특별한 힐링을 경험하게 된다. SUP을 배우고 체험하는 시간도 포함되어 있다. 

 

패들보드를 타고 진행하는 이색적인 요가 _크레이지서퍼스제공

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으며 타는 수상 스포츠인 SUP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SUP 요가 프로그램은 5월 3일~ 11월 16일 주말에만 운영하며 해변 SUP 요가는 오전 9시, 해상 SUP 요가는 오전 11시에 시작한다. 이 밖에도 SUP을 마음껏 즐기는 3시간짜리 프로그램, SUP에 일출과 일몰의 낭만을 더한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 상품이 준비되어 있다.

광안리 해변과 SUP 존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여행지다. 주변에 해운대해수욕장, 부산엑스더스카이, 해운대 그린레일웨이, 송정해수욕장 등 한국관광 100선 선정지가 여럿 모여 있으니 함께 돌아봐도 좋겠다.

 

물때를 기다리고 있는 제주 해녀들 _비지트 제주 제공 

◇ 해녀로 살아보기, 하도어촌체험마을 해녀물질체험 

삼면이 바다로 이뤄진 우리나라에서 바다는 땅과 더불어 매우 귀한 생계의 터전이었다. 땅이 농사의 근거지였다면 바다는 농사가 시작되기 수백만 년 전부터 수렵의 주요 무대였다. 바다에서 삶을 일구어 왔던 사람으로 ‘해녀(海女)’를 빼놓을 수 없다. 

해녀는 제주도 외에도 부산, 남해와 동해 연안에 분포하며 일본, 동남아, 러시아 등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제주도에서 현직 해녀의 수가 가장 많은 곳은 구좌읍 하도리다. 제주도청 해녀문화유산과 해녀정책팀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제주도 전체 해녀 수는 2,623명인데 그중 7%에 해당하는 186명이 하도리에 거주한다. 

‘하도어촌체험휴양마을 해녀물질체험’은 현직 해녀와 함께 물질을 할 수 있는 오감형 체험 프로그램이다. 해녀와 동일한 장비를 착용하고 함께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집하고, 잡은 해산물을 시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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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를 낚은 후 기뻐하는 관광객 

이 체험은 4~10월까지 하루 2회(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에 걸쳐 2시간 가량 진행하며 체험 비용은 1인당 4만 원이다. 물질에 필요한 슈트, 물안경, 오리발, 태왁, 망사리, 빗창, 까꾸리 등의 장비를 대여해준다. 하루쯤 해녀의 일과를 몸소 체험하며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화유산인 해녀의 삶을 복원하고 기억하는 것은 어떨까?

2006년 건립해 다양한 자료와 문헌으로 제주 해녀 문화의 가치를 보전하고 있는 ‘제주해녀박물관’, 해녀의 이야기를 풀어낸 공연과 해녀의 정성이 가득한 밥상을 결합해 로컬 식문화의 신선한 변혁을 보여주는 ‘해녀의부엌’과 연계해 여행한다면 더욱 풍부한 해녀 테마 여행이 될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요즘여행이란?

여행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여행지에 가서 풍경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그동안의 여행패턴이었다면 이제는 느낌과 체험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같은 장소를 가더라도 색다른 체험거리나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가 있다면 금새 명소가 되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다. 

한국관광공사는 색다른 경험과 느낌을 중시하는 요즘 세대의 특색을 반영해서 ‘요즘여행’이라는 콘텐츠를 개발했다. 요즘여행은 아직 대중화되진 않았지만, 감각 있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주목받으며 향후 트렌드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은 국내 여행의 다양한 매력과 색깔을 격월로 소개하는 콘텐츠다.

요즘여행의 첫 번째 테마는 ‘해양관광’이다.  ‘5월 바다가는 달’을 맞이해 요즘 감각이 묻어나는 해양관광 5선을 선보였다. 한국관광데이터랩의 자연관광지 부문에서 목적지 검색 1~10위가 모두 해변, 해수욕장으로 나타나 해양관광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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