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여름피서 명소 경상도 두 곳의 얼음골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 이럴 때는 자연그대로의 시원함을 누릴 수 있는 장소를 찾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에는 대표적인 얼음골이 두 곳 있다. 경북 청송의 얼음골과 경남 밀양의 얼음골.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얼음골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히는 계곡이 시원해 얼음골이라 부르지만 경남 밀양 재약산 기슭의 얼음골은 그 느낌이 여느 곳과 다르다.
삼복더위를 지나 처서가 되면 바위 틈새의 냉기가 점차 줄어든다. 얼음골은 겨울철에는 계곡물이 잘 얼지 않고 오히려 바위틈에서 영상의 더운 김이 올라오고 있어 고사리와 이끼들이 새파란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신비한 지역이다.
밀양에는 얼음골말고도 자연그대로의 시원함을 누릴 수 있는 장소가 또 한 곳 있다. 경남 밀양의 ‘시례 호박소’다. 이곳은 인공적인 구조물 하나 없이 오직 물과 바위, 전설만으로 피서객을 끌어 모은다.
호박소는 하얀 화강암 지대가 오랜 시간 물에 깎여 만들어진 자연 연못이다. 그 모양이 절구를 닮았다고 해서 ‘호박소’ 또는 ‘구연’이라 불린다.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도 등장할 만큼 오래된 장소이며, ‘구연 기우소’라는 이름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수십만 년 동안 물이 바위를 깎아 만들어낸 소는 마치 거대한 절구처럼 깊고 넓으며,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맑고 깊은 물빛이 인상적이다.
발을 담그는 순간 전해지는 냉기가 몸의 열기를 한순간에 식혀주고 주변 풍경은 눈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오래전부터 이무기가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질만큼 이 소는 단순한 물놀이 장소를 넘어선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경북 청송군 내룡리의 얼음골도 대표적인 여름 피서지다. 기온이 30℃ 이상 올라가야 얼음이 얼고, 비가 오거나 기온이 낮을 때는 얼음이 녹는다. 바위 안쪽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오고, 한여름에도 얼음물처럼 차가운 약수가 흘러 피서지로 인기다.
얼음골의 겨울은 사방이 얼어붙고 추위가 매섭다. 이런 천혜의 자연환경을 살려 2011년부터 해마다 겨울이면 세계적인 아이스 클라이밍 대회를 연다. 인공 암벽과 빙벽이 함께 있는 독특한 구조물은 대회를 위해 설치한 경기장으로 겨울에는 아이스 클라이밍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최병일 기자 skycb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