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부터 경주·日 오바마시 미술 교류<br/>벚꽃마라톤 계기 5년 만에 경주서 전시회<br/>30일까지 황리단길 내 갤러리 란서 진행
좋은 친구는 오랜 시간 틈을 두고 다시 만나도 어색함이 없이 반갑고 편안하다.
일본 오바마시에서 온 그들은 그런 친구다. 1999년 시작된 한일미술작가 교류회는 경주시 자매 결연 도시인 일본 오바마시 작가들과 경주시 작가들의 만남으로 이루어졌다. 1기라고 할 수 있는 올드멤버들의 출발이었다. 그리고 2005년 2기이자 영멤버들로 교체가 이루어졌다. 교류의 주축이 바뀌었을 뿐 1기 멤버들과의 교류도 함께 이루어졌다. 해를 걸러 서로의 도시를 오가며 전시와 교류를 이어나갔다. 때때로 개인 사정에 의해 멤버가 교체되기도 했지만 10년 이상 꾸준히 이어졌다. 그러다 코로나 여파로 서로 오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올해 경주시 벚꽃마라톤대회에 맞춰 오바마 시장이 경주를 방문하게 되면서 작가들도 시민응원단으로 다시 경주를 찾게 되었다. 급하게 진행된 일정으로 전시장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갤러리 란 김정란 대표의 배려로 초대전시가 성사되었다.
푸른 하늘을 가득 채울만치 하얀 벚꽃이 만개했던 날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세월이 흘렀지만 그대로다. 여전히 밝은 미소가 바로 어제 헤어져 다시 만난 모습 같다. 새로운 멤버의 영입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구성원이 넷이다. 첫 방문 소리에 경주 작가들의 머릿속이 바빠졌다. 보여주고 싶은 것 함께 하고 싶은 것 등 마음을 내기에 2박 3일은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이번 ‘2025 한일미술작가교류회전’은 한국작가 최영달, 최용대, 한상태, 서무성, 박선영, 박수미, 최한규, 박선유, 최예지, 김민서, 일본작가 기시모토 잇피츠, 나카미치 요시히로, 켄조 코우킨, 마츠미 유카리, 야마기시 히로유키, 후쿠하라 잇떼키, 야마와키 케이고, 마츠미 사키 등 총 18명이 참여했다. 지난 4일 전시회 개막 행사에서 일본 측 응원단장인 아반포트 호텔 야마기시 사장은 전시를 축하하며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 우정과 교류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며 소망을 밝혔다. 한일 양쪽은 물론 올드멤버와 영멤버 사이 견인차 역할을 꾸준히 해온 기시모토 작가도 같은 뜻을 표했다. 이어 경주시 측 회장인 최영달 작가의 환영 인사와 함께 더이상 만날 수 없게 된 오랜 멤버들을 떠올리며 추억과 인사를 나누고 기념 촬영으로 행사를 마무리 했다.
다음 날은 마라톤이 예정되어 있어 교통 통제 시간을 피해 서둘러 움직였다. 불국사, 박물관에 이어 오릉 산책까지 틈 없이 움직였다. 오릉에서는 피리 연주가 후쿠하라 잇떼키씨의 아리랑 연주가 펼쳐졌다. 알영정에서 울려 나간 피리 소리에 지나던 관광객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연이은 앙코르로 박수갈채를 받으며 3곡의 연주가 진행되었다. 오후에는 오바마시의 스기모토 가즈노리 시장의 갤러리 방문이 있었다. 바쁜 일정 속에서 시민들을 응원하기 위해 방문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둘째 날은 월정교, 동궁과 월지를 산책한 후 늦은 밤이 되어서야 마무리 되었다.
다음날은 아쉽게도 비행 시간이 촉박해 잠깐의 만남을 끝으로 작별해야 했다. 인연이 만들어주는 길을 기대하며 내년 오바마에서 만남을 기약했다.
‘2025 한일미술작가교류회전’은 1일부터 30일까지 경주 황리단길 내 갤러리 란에서 진행된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은 휴관이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박선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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