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포항 간(217km)을 40분 대 운항 가능한 시속 300km로 항해할 수 있는 선박이 시험운항에 성공, 하와이에서 취항을 서두르고 있다. 언젠가 도입되면 울릉도~ 육지간에도 20~30분에 다닐 길이 열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바다 위를 시속 300㎞로 항해할 배의 시험 운항에 성공한 ‘시글라이더’(Seaglider)라고 부르는 이 신개념 선박은 여행객의 이동 시간을 크게 줄일 뿐만 아니라 추진력을 전기에서만 얻는다는 점에서 취항을 앞두고 전 세계 여객선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근 호주 과학전문지 뉴아틀라스는 미국 스타트업 ‘리젠트’(Regent)가 개발한 시글라이더가 시제품의 첫 번째 테스트에서 시속 300km 운항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시글라이더'는 배와 비행기, 자동차의 특성을 합친 하이브리드 이동 수단으로, 조만간 상품화 될 것이라고 리젠트는 보도했다.
특히 혁신적 선박이지만 요금이 기존의 이동수단보다 훨씬 저렴한 점도 향후 상용화되면 해양 이동수단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하와이 오아후~마우이 또는 카우아이(160km가 조금 넘음) 사이의 시글라이더 항해 요금이 30달러(4만 원)를 넘지 않는다는 것. 이 구간은 비행좌석으로 구입할 경우 최소 100달러(약 13만 5000원)이상이 지출해야 해 요금이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가 국내에 도입되면 강릉이나 묵호, 후포 등에서 울릉도간은 20~30분 정도면 주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공개된 시글라이더 겉모습은 비행기와 비슷했다. 동체는 17m, 날개 길이는 20m며, 날개에는 다소 작은 프로펠러가 12개 장착됐다.
시글라이더의 핵심은 이 프로펠러로, 작동되면 가속이 시작되고 일정 수준 속도가 붙으면 선체가 부상한다. 이후 선체 바닥에 장착된 ‘수중익’이 빠르게 움직이는 선체를 하늘 방향으로 밀어올린 상태에서 속도가 더 붙으면 동체가 물 위 9~18m 높이에서 완전히 뜬 채 운항하는 방식이다. 리젠트는 이번 시험 운항에서 실제 바다 위를 운항하며 이 같은 절차를 확인했다면서 일반에 알려진 바다 위에 떠서 다니는 위그선과는 다르다고 다뤘다. 속도 등 모든 면에서 따지면 바다 위에서 마치 고속열차를 타는 셈이었다는 것이다.
리젠트는 선보인 시글라이더의 최대 운항거리는 300㎞이며, 승객 12명과 승무원 2명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했다.
이전에도 물 위를 낮게 나는 방식으로 이동하는 배는 있었다. 공기부양정과 위그선이다. 공기 부양정(호버크라프트)은 압축 공기를 선체 밑으로 뿜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위그선은 시글라이더처럼 날개에서 프로펠러를 돌려 항해하는데, 공기 부양정과 위그선은 이상화탄소를 내뿜는 내연기관을 이용해야 하는 반면 시글라이더는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시글라이더가 훨씬 친환경적이라는 것이다. 리젠트는 비용도 싸고 시간도 절약되며 환경도 오염시키는 않은 시글라이더는 앞으로 여객선 업계에서 꿈의 선박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리젠트는 “전기에 의존하는 고속 이동 선박을 개발한 것 자체가 매우 주목할만한 일”이라면서 “미국 등 전 세계 주요 시장의 해양 규제기관에 인증 절차를 신청한 만큼 머잖아 항해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