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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너집 빼고는 모두 전소 봄 뺏긴 청송 달기약수탕

김종철 기자
등록일 2025-04-01 20:28 게재일 2025-04-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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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달기약수탕에 한 피해주민이 넋을 잃은 채 불에 탄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김종철기자

“앞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 막막합니다. 어떻게든 다시 생업을 이어야겠지만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손을 봐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지난달 25일 청송으로 확산된 ‘괴물산불’은 청송 방광산을 불태우며 지역 대표 관광지인 달기 약수탕을 덮쳤다.

1일 다시 찾아간 달기약수탕은 집기 하나 건질 수 없을 정도로 초토화됐다. 마치 전쟁의 포화를 맞은 듯 폐허로 변했다. 피해 상가는 총 21곳으로 서너집을 빼고는 모두 전소됐다.

한 상가 앞에서는 주인이 넋을 놓고 앉아 있었다. 이 주민은 “무슨 생각이 들겠냐. 대피장소에 있다가 답답해서 와 봤는데 참혹하기 짝이 없다”며 “철거를 서두르든지 하루빨리 정리돼야 마음이라도 나아질 것 같다”고 눈물만 흘렸다.

이곳 상인들은 올해봄 행락철을 맞아 손님 맞을 준비로 식자재를 미리 구입해 둔 상태였는데,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져 큰 고통을 겪고 있다.

피해를 입지 않은 상가도 몇곳 있기는 하지만 홀딱 타버린 이웃 상가들을 생각하면 가게를 열 엄두도 못낸다. 그저 주민들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서로 위로하며 묵묵히 복구를 도와줄 뿐이다.

아직 이렇다 할 대책도 없어 상인들은 속만 태운다.

한 주민은 “건물은 2500만~3500만원, 집기류 보상은 500만원 등 소문만 무성하다”며 “실제로 논의된 것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는 행정당국이 피해 상황을 접수 받고 있는 상태일 뿐이어서 실제 피해 보상과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영업 재개는 엄두를 못내는 처지이고, 앞으로의 생계도 막막하다. 피해 상가 주민들(30여 명)은 현재 인근 부곡1리 경로당에 거주하며 봉사단체 등지에서 제공되는 도시락으로 끼니를 떼우면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김종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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