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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두절된 산간 오지 긴급 출동, 화마 맞서 눈물 겨운 ‘사투’

김종철기자
등록일 2025-03-30 18:36 게재일 2025-03-3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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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군, 소방·경찰·의용소방대·봉사단 총출동 불길 잡기 총력<br/>불길 휩쌓인 파천면 병부리 연기 뚫고 주민들 모두 구한 공무원<br/>거동 불가능 환자 33명 구급차 동원 타지 요양병원으로 밤샘 이동<br/>“장례식장이 위험하다”  전 직원 출동 물통·대야 들고 병원 구해
산불 속에서 악전고투를 벌인 진화대원들. /청송군 제공 /

[청송] 이른바 ‘경북 산불’의 화마가 5개 시·군을 잿더미로 만들며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지난 주. 청송군민들도 불길 속에서 불안한 나날들 보내야 했다.

하지만, 재해 앞에서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일. 청송군 공무원과 소방대원들, 의용소방대와 자원봉사자들은 산불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밤낮 없이 불길에 맞섰다.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청송군을 덮치자 공무원들은 산불 현장에서 주민들을 차에 태워 구출했다. 또한, 통신이 두절된 산간오지로 직접 출동해 주민 대피를 돕는 등 공무원, 소방대원, 의용소방대, 자원봉사자 등 청송군 모든 기관·단체들이 주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눈물겨운 사투를 벌였다.

지난 25일 재난대피 문자와 스마트 마을방송을 수차례 발송하는 도중에 통신이 끊기자 청송군 관계자들은 마을 방송과 개별 전화를 통해 대피 안내를 진행했다. 일부 공무원들은 산간 오지까지 직접 가서 불길에 위협당하는 주민들을 도왔다.

특히, 청송군 A주무관은 거센 바람을 타고 번진 산불이 파천면 병부리 인근 마을을 위협하자 주민들을 모두 차에 태워 자욱한 연기와 뜨거운 불길을 뚫고 이들을 구했다.

가시거리가 채 1m도 되지 않는 극단적 상황에서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의존해 위험 지역을 빠져나온 A주무관은 “당시엔 주민들의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생각뿐이었다”며 “전국의 모든 공무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주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청송군보건의료원은 지난 25일 산불이 진보병원 인근 야산으로 번지자 거동이 불가능한 환자 33명을 문경·포항 등지의 요양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구급차 20여 대와 소속 간호사들을 총동원해 밤샘 이송에 나서기도 했다.

코앞까지 불길이 번진 보건의료원 장례식장을 지키기 위해 직원 100여 명이 소방호스와 물통, 대야까지 들고 나와 가까스로 불길을 잡아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산불 피해 현장을 찾은 윤경희 청송군수(좌측). /청송군 제공
산불 피해 현장을 찾은 윤경희 청송군수(좌측). /청송군 제공

공무원과 유관기관 관계자들은 25일부터 대형 산불의 불길이 잡히지 않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거의 잠을 자지 못한 채 진화와 이재민 지원에 진력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현재까지 약 1만 명의 주민이 청송국민체육센터 등 31개 대피소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또 300여 명의 시설 입소자도 무사히 대피시켰고, 청송국민노인요양원은 1층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으나 신속한 조치 덕분에 인명 피해는 막아낼 수 있었다. 공무원과 유관기관 관계자들은 본인들도 피해자이면서 주민 보호와 산불 진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 다한 것이다.

이 같은 헌신 덕에 청송군의 산불 진화율은 28일 오전 5시 기준 89%로 인근 지역보다 높았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공무원뿐만 아니라 소방, 경찰, 의용소방대, 산불진화대 등 모든 유관기관이 한마음 한뜻으로 산불 진화와 주민 안전에 팔을 걷어붙였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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