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산불이 발생한지 닷새째 되던 26일 낮 12시 51분쯤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서 진화작업에 투입된 헬기가 추락하면서 조종사 1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헬기는 강원도 인제군 소속의 S-76B 기종으로 의성산불을 지원하러 왔다가 사고를 당했다. 헬기는 사고 현장에서 소화수를 담는 과정에 추락한 것으로 전해지나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해 봐야 알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사고헬기의 기령이다. 이 헬기는 1995년에 생산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노후헬기 교체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통상 헬기는 운항기간이 20년이 넘으면 경년 항공기로 분류해 국토부가 특별관리를 한다. 당국이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노후문제가 여전히 논란이 된다. 2000년 이후 국내에서 산불을 진화하던 헬기가 추락한 사고는 12건이며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회 신정훈 의원(민주당)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23년 기준 산림청 보유 헬기의 가동률은 67%다. 각종 고장과 정비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산림청 보유 헬기 48대 중 31대는 20년을 초과한 헬기로 밝혀졌다.
기후변화로 산불 발생은 빈도가 잦고 대형화 추세를 보이나 산림헬기의 노후화와 기체 결함 등으로 산불진화 작전이 효율적으로 수행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일부 지자체가 임대한 헬기 가운데는 기령이 50년이 넘은 것도 있어 노후 헬기교체를 위한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 또 차제에 소형 헬기를 대형 헬기로 점진적으로 바꿔 진화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중앙재난대책본부 회의에서 “작은 헬기로는 초기진화가 어렵다”며 대형 살수가 가능한 2∼3만리터의 선진형 수송기 도입을 요청한 바 있다.
산불이 대형화되면서 피해액도 천문학적으로 커졌다. 피해금액을 생각하면 신형헬기 도입이 오히려 경제적이다. 산불 진화에 대한 패러다임부터 바꿔 효율성을 높일 때다. 그래야 노후 헬기사고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