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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사람 이상섭의 ‘더불어 사는 삶’

류중천 시민기자
등록일 2025-03-25 19:57 게재일 2025-03-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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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수도·변기 등 ‘무상수리 쿠폰’<br/>소외계층·어르신들에게 도움의 손길<br/>훈훈함으로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고 있는 이상섭 씨.

3월이지만 봉화 산골은 잔설이 남아있고 아직 바람이 차갑다. 자식들은 도시로 떠나보내고 어른들만 덩그러니 남은 농촌 마을에는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봉화군엔 마을을 돌아다니며 칼갈이 봉사와 수도, 보일러 수리 등 손길이 필요한 노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이상섭(65)씨가 있다. 몇 년째 봉화 지역 마을들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돕는 봉사활동 하고 있으며, 올겨울에도 30여 마을을 다니며 재능나눔 봉사를 했다.

그리고 봉화군 춘양면 20개의 마을에 보일러, 수도, 변기 등의 무상수리 쿠폰을 배부해 소외계층이나 손길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상섭 씨는 봉화군 소천면 임기 산골에서 태어나 춘양면 도심리에서 살고 있다. 어려운 산골생활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어르신들의 고충을 알고 있기에 도움이 필요한 곳에 자신의 기술을 활용해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 중이다.

추운 겨울에 갑자기 보일러가 고장나면 20~30리 떨어진 읍내에서 수리기사가 바로 방문하는 것도 아니고, 간단한 고장 같은 경우는 아예 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어르신들은 이런 경우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고, 오래된 주택에는 단열이 부실하고 외풍이 세서 추위에 떨어야 한다.

이런 산골생활을 잘 알고 있는 이상섭 씨는 도움이 필요한 곳에 달려가 봉사를 하고 있다. 어려운 노인이나 취약계층에게 어려운 사정이 닥쳤을 때를 대비해 이 씨는 춘양면사무소를 찾아가 20개 마을 이장들에게 ‘무상수리 쿠폰’ 배부를 부탁한다.

수리 또는 교환을 해야 할 때는 이 씨의 사비를 들여 연탄보일러 등을 새 보일러로 교체해주기도 한다. 어느 마을에선 보일러 순환모터를 교체 수리하는 등 춘양면 마을 곳곳을 찾아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로 지역사회의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소통 부재로 농촌 노인세대도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전통적으로 농촌 마을은 힘든 작업을 같이 하고, 지역공동체를 형성해 서로 돕고 소통하며 미풍양속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지금은 농촌마을 공동체가 예전과 같지 않다. 독거노인들은 무기력과 외로움을 겪는다.

이상섭 씨는 몇 년 전 큰 사고로 수술을 했고, 그로 인한 후유증으로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나 새롭게 태어난 삶이라 생각하고 손길이 필요한 곳에 언제든 달려갈 것이라고 한다. 이씨 같은 사람이 있어 외롭게 살아가는 농촌 어르신들이 위로와 힘을 얻고 있다. 지역사회에 퍼지는 이런 선한 영향력은 많은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서로 아끼고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실천하는 이상섭 씨의 사연이 산골 마을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류중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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