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동쪽으로 이동… 주민 대피령<br/>사흘째 이어지며 사태 장기화 우려<br/>일출 동시 공중·지상 진화 안간힘
영남권을 중심으로 대형산불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산림 당국이 진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바람을 타고 영덕 방면 점곡휴게소와 경계지인 안동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이부 지역에 비가 예보된 목요일까지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산림청, 경북도, 의성군 등에 따르면 해가 뜨자 헬기 57대와 산불특수진화대 및 50사단 군병력 등 인력 2728명, 진화 장비 425대 등을 투입해 안평면·안계면 2곳에서 산불 진화에 나섰다.
진화는 송전선로, 변전소, 요양시설, 문화 유산시설 등에 지상진화대원과 공중진화대를 우선 투입해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낮 12시 기준 산불영향구역은 7516㏊이며, 전체 화선 133.9㎞ 가운데 95.2㎞에서 진화가 완료됐지만, 이날 오후 들면서 강한 바람을 타고 동·북쪽 방면으로 20여㎞떨어진 의성·점곡·옥산면 방면으로까지 번져나갔다.
또 오후 3시40분쯤에는 서산~영덕고속도로 영덕 방면 미니 휴게소인 점곡휴게소 화장실 건물에 불이 붙었고 불길이 옆에 있는 편의점 건물로 번져 피해를 입혔다.
한국도로공사는 산불이 확산하자 오후 3시35분쯤 부터 서산~영덕고속도로 북의성IC에서 영덕 톨게이트까지 양방향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산불은 의성 경계지인 안동까지 확산됐다. 불길이 바람 방향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오후 4시10분쯤 의성군 점곡면 근처에 있는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야산으로 번진 것. 이에 따라 의성군과 산림당국은 현하리 마을 주민에게 길안초등학교·길안중학교로 대피하라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특히 산불은 안동으로 확산하기 직전 1시간여 동안 약 6m 높이 불기둥을 보였다. 이 불로 의성군 점곡면 야산 능선 모두가 타 일대가 검게 변했다.
앞서 산림청은 오후 3시부터 산속에 있는 진화대원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의성군 안평면과 안계면 산불 진화율은 각 72%, 69%였으나 순간풍속 최대 15㎧의 서풍이 불면서 안전에 위험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이같이 조치했다.
지난 21일 시작해 나흘째 접어든 경남 산청 산불 역시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가 뜨자마자 공중에는 진화 헬기 36대가 투입됐고 지상에서 공중진화대·특수진화대, 소방·군인 등 2341명이 투입돼 불을 껐다. 그러나 진화율은 강한 바람 등의 영향으로 멈춰 있다.
24일 산청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 등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진화율은 68%에 머물고 있다. 전체 불길 50㎞ 중 34㎞가 진화됐고 남은 구간은 16㎞로 추정 산불 영향 구역은 1502㏊다.
해병1사단 등에서도 병력이 산불 진화 현장에 대거 투입됐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 군은 2작전사령부를 중심으로 육군과 해병대, 공군 등 약 1,350여 명의 장병과 육군항공사령부와 공군작전사령부 헬기 35대 등 가용 인력 및 장비를 투입해서 산불 진화와 잔불 제거, 의료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장병들은 안전을 고려해 주불 진화보다는 잔불 제거와 주변 정리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보규 수습기자 kbogyu8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