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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중심 숲’ 불쏘시개 역할… 산림구조 개편을

이시라 기자
등록일 2025-03-24 20:24 게재일 2025-03-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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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대형 산불 예방 대책은<br/>송진 불 급격히 확산… 나무가지와 솔방울 강풍 타고 불씨 옮겨<br/>활엽수 중심·AI 감시 체계 등 “산불 대책 패러다임 바꿔야” 목소리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 울산 울주 등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실화, 다시말해 누군가의 실수로 발생한 인재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다 고온건조한 날씨와 강풍, 그리고 불에 잘 타는 침엽수 위주의 산림 구조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화를 더 키우고 있다. 

 24일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의성과 산청, 울주, 경남 김해, 충북 옥천 등 5개 산불 지역에서 특수진화대 등 인력 2000여명과 헬기 수십 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강한 바람으로 인해 진화율은 70%를 겨우 넘긴 수준을 나타냈다.

  이번 산불은 기후적 요인과 지형적 특성이 맞물려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건조한 기후가 지속되면서 낙엽과 가지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하마를 키웠다. 습도가 낮은 상태에서 옮겨 붙은 작은 불씨가 초속 15m 내외의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화점 이외 주변 산으로 번져 버린 것.

 강풍은 이미 꺼진 불씨도 다시 살려내어 진화를 더 힘들게 했다. 산악 지형에서 발생하는 ‘골바람(谷風)’ 또한 불길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게 하면서 진화 작업을 매우 더디게 했다.

 이번 산불은  ‘소나무 중심 숲 구조’ 인 우리나라 산림생태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국내 산림 중 36.9%는 소나무 중심의 침엽수림으로 구성돼 있다. 소나무숲은 전국 산림 면적의 약 25%를 차지해 단일 수종으로는 가장 면적이 넓다. 그러나 소나무는 송진을 포함하고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불을 급격히 확산시키는 특징이 있다. 이번에도 불에 탄 나무가지와 솔방울이 강풍을 타고 멀리 날아가면서 불씨를 여러 곳으로 옮겼다. 이는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일각에선 소마무 중심의 우리 산림으로는 얹네든지 불만 나면 대형으로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산림 시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형 산불을 예방하고 조기에 진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소나무 중심의 산림 구조를 개선하고, 불에 강한 활엽수를 중심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 참나무, 밤나무 등은 상대적으로 화재에 강해 방화림 역할을 할 수 있다.

 산불 진화를 위해서는 신속한 현장 접근이 필수적인 만큼 이를 위해 산림 내 임산도로를 적극적으로 개설해 소방차와 진화 인력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한편 기존의 인력 순찰 방식에서 벗어나 드론과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감시 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강하다. 드론을 이용하면 넓은 지역을 빠르게 모니터링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신속한 초기 대응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강풍에 대한 대비첵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헬기 경우 강풍이 불면 진화 속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산림당국은 일출 시각에 맞춰 의성 산불 지역에 진화 헬기 57대를 투입하려 했지만, 안개와 연기로 시야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헬기 투입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산악 지형에 적합한 고성능 진화 헬기 도입을 확대하고 방화선 구축을 위한 대응 장비도 강화할 필요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산림 전문가는 “활엽수 중심의 산림구조로 개편하고, 산림 임도를 확충해 신속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해야하는 것은 이제 ㅜ선택이 아니라 필수다”라면서 “산불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교육과 홍보활동 또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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