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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막을 ‘나의 편백나무 한 그루’

장은희기자
등록일 2025-03-20 18:50 게재일 2025-03-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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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 달서구 ‘우리 마을 동산 가꾸기’ 운동 실천<br/>  도원지 서편 가파른 등산로서<br/>  봉사자 100명 묘목심기 구슬땀<br/>“후손에 좋은 환경 물려주고파”<br/>   5월까지 총 4625그루 식재 계획
대구 달서구 자원봉사자들이 20일 도원근린공원 도원지 서편 등산로에서 편백나무 묘목을 심고 있다. /장은희기자

바람 없이 화창했던 20일 대구 달서구 도원근린공원 도원지 서편 등산로에는 9개 단체 100여 명의 봉사자들이 나무 모종을 심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삽과 자루 등 장비를 들고 공원 등산로에 올라가 가파른 터에 나무를 심고 흙을 덮는 이들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혔다.

나무를 심을 장소를 선정한 봉사자들은 땅을 삽으로 파헤쳤다. 이곳 땅의 겉은 말라 손으로 쥐니 바스라질 정도였지만, 아래로 파면 팔수록 촉촉하고 영양분이 풍부한 검은 흙이 모습을 드러냈다.

봉사자들은 묘목 뿌리가 충분히 자리 잡도록 조절한 후 준비된 편백나무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이 나무들은 1년 정도 배양한 튼튼한 묘목으로, 겉뿌리뿐만 아니라 잔뿌리도 많아 튼튼해 보였다.

묘목을 구덩이에 정위치 시킨 봉사자들은 양손으로 흙을 골고루 덮었다. 덮인 흙을 손으로 부드럽게 눌러 단단하게 다지는가 하면, 일부는 발로 꾹꾹 눌러 묘목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했다.

이날 봉사자들은 편백나무 500그루를 식재했다. 나무를 심고 나서는 ‘나의 편백나무 한그루’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무를 심은 사람 이름과 식재일을 기록했다. 봉사자들은 자신이 심은 나무가 앞으로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름표를 살짝 쓰다듬었다.

전명진(달서구 본동) 씨는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봉사거리를 찾는 도중 나무심기 행사가 있어 참여하게 됐다”며 “이 지역을 아끼고 지켜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해 뿌듯하다”고 미소지었다.

대구 달서구청은 이달부터 오는 5월 17일까지 기후위기시대에 대응하고 주민 주도형생활권 도시숲 조성을 위해 ‘우리 마을 동산 가꾸기’ 운동을 실시한다.

편백나무, 연산홍 등 10종 4625그루를 식재할 계획이다. 행사 장소는 와룡산 자락길, 달서별빛캠프 등 13개소다.

이날 행사 전에는 기후위기 대응 지역기반 마련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속가능발전도시 비전 선포식도 개최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인체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편백나무를 2016년부터 올해까지 4만5202그루 식재했다. 달서구민의 10분의 1 정도”라며 “나무와 함께 우리가 느끼는 행복이 더 커지고, 잘 전달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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