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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서 첫 걸음 뗀 ‘무료 농어촌버스’ 경북도 누빈다

김종철기자
등록일 2025-03-19 14:13 게재일 2025-03-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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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3억5000만 원 추가 지원 누구나 무료 탑승… 승차율 25% 향상<br/>장날엔 ‘북적’ 학생과 관광객들 이용도 늘어… “효과 기대이상”<br/>무료화 경제 효과 15억~20억 원 추산… ‘8282콜센터’도 큰 호응<br/>‘우리가 만든 제도가 전국을 이끌 수도 있네’란 자긍심 가장 보람
윤경희 청송군수
윤경희 청송군수

청송군이 2023년 전국서 첫 도입한 시내버스(농어촌버스) 무료 운행사업이 도내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 봉화군에 이어 올들어 의성군과 시 단위인 문경으로까지 확대됐고, 울진군도 군민 이동권 확대와 함께 동해선 개통에 따른 열차이용 관광객 편의를 위한 관련 조례안이 군의회를 통과하면서 17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시내버스 무료 승차는 지역 주민은 물론 외지인들도 모두 무료여서 이용 편리성은 물론 관광객 유입 증가 등 지역에 미치는 후광효과도 상당하다.

이를 눈 여겨 본 예천군과 울진군 도내 다른 지자체도 내년부터 실시를 검토 중에 있어 도내에선 이제 이 사업이 대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 사업을 처음 구상하고 계획을 수립한 윤경희 청송군수를 만나봤다.

윤 군수는 이 제도를 대내외에 첫 공개할 때만 하더라도 ‘과대한 복지’ ‘선거 겨냥한 시책’이라는 등의 눈총에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선견지명’ 단체장이란 이야기를 듣는다. 그가 밀고 있는 또 다른 사업, 8282콜센터도 인기상승 추세여서 조만간 전국으로 퍼져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도내 다른 지자체도 시내버스 무료 시책을 속속 서두르고 있다. 기분이 어떤가.

△청송만의 맞춤형 복지시책이었는데, 다른 지자체에서 벤처마킹해가니 솔직히 기분은 좋다. 최근 경남도 및 전남도 등에서도 많이 다녀갔다. 무엇보다 청송군청 직원들에게 ‘우리가 만든 제도가 전국을 이끌 수도 있네’라는 자긍심을 심어준 부분이 가장 보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처음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투입예산이 매년 변동되는지가 궁금하다.

△도내 지자체마다 적게는 수십여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여억 원까지 각 시내버스 회사에 지원해 주고 있다. 청송의 경우 파악해보니 기존 지원액에서 연간 3억5000여만 원 정도만 추가로 지원하면 누구나 무료 탑승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선 같으면 감내할 수 있다고 보고 전격 결정했다. 예산이야 다소간의 변동이 있을 수 있겠지만 편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이 사업에 대한 평가 결과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차량이 없는 서민들이다. 과거 같으면 조금이라도 지출을 아껴야 하기에 경로당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시내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게 되면서 수시로 병원과 목욕탕도 드나드는 등 생활 패턴이 많이 바뀌었다. 사업 후 승차율은 25% 향상된 것으로 나타난다. 어르신들이 움직이면 건강에도 큰 도움이 돼 병원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시내버스 안전운행이다. 과거 같으면 노인분들이 차에 탄 후 요금 내는 과정에서 운전기사와 실랑이가 많았다. 가령, 5만원 지폐 한 장을 내놓으면 기사가 거스름돈 내 주는데 시간이 적잖게 걸렸고, 탑승한 어른들께서 요금을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리는 경우도 잦아 돈 찾는다고 야단법석을 떨기도 했다. 그때마다 출발시간이 지연되고 기사는 자기 나름대로 피곤해져 안전 운전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제는 버스를 타고 내리기만 하면 되니 그런 일은 싹 없어졌다. 이동권 보장, 이런 것이 서민복지 아닌가.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장날이면 차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적이고 학생과 관광객들의 이용도 부쩍 늘었다. 무료화에 따른 경제 효과는 15억~2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투입 예산에 비해 거두는 수확이 큰 것만은 틀림없다.

-청송군이 하고 있는 8282콜센터도 호응이 좋다고 들었다.

△노약자들이 전구 교체나 수도꼭지 고장 등 불편함을 신고하면 군 공무직 직원들이 바로 출동해서 깨끗하게 수리하고 해결해 주는 제도다. 장비대 등 수리비용이 5만원 이내로 제한되지만 이 시책 또한 현재 인기폭발이다. 수리업체의 영역을 침범한 것 아닌가하는 지적도 있을수 있겠지만 시행에 앞서 파악해보니 업체에선 돈이 얼마 안되는 현장에는 나가지 않았다. 청송은 오지가 태반인데 편도 1시간 씩 왕복 2시간에 5만원 정도 받고 갈 업체가 솔직히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나 8282콜센터 군 직원들은 어디든지 간다. 출동한 직원들이 잠깐이지만 말 동무도 되어주고 세상사 이야기를 같이 나누기도 한다. 수시로 울리는 콜센터 전화는 군과 군민들을 이어주는 소통 통로이자 연결고리가 되어가고 있다. 지금 이 사업도 벤처마킹하기 위해 전국의 많은 지자체에서 오고 있다.

/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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