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의대생은 강의실 돌아오라” 유급사태 막으려 대학 읍소

장은희기자
등록일 2025-03-17 20:35 게재일 2025-03-18 1면
스크랩버튼
3월말까지 전원 복귀 조건으로<br/>정부, 의대 정원 원점회귀 수용<br/>대부분 강의실 아직도 텅 비어<br/>4월 되면 1학기 학사 일정 차질<br/>개별·단체 상담 통해 설득 펼쳐

정부가 의대생들이 3월 내로 전원 복귀한다는 조건으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수용했지만, 의대생들은 강의실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경북대 의대를 비롯한 대구지역 각 의과대학 강의실은 개강일이 보름 이상 지났지만 대부분 텅 비어있다.

경북대·영남대·계명대·대구가톨릭대 등 대구지역 각 의과대학은 이 상태로 4월이 되면 1학기 학사 일정 운영에 차질이 생겨, 대규모 학생 유급 사태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대학들은 다음주 24~26일을 수업 복귀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단체·개별 상담 등을 통해 학생들의 복귀를 유도하고 있다.

허영우 경북대 총장은 최근 의대 학생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의과대학 교육여건 상 일반휴학 승인은 불가하며 21일까지 복학신청 또는 질병, 육아, 군 휴학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학칙에 의거해 제적처리 됨을 알린다”고 했지만 학생들의 움직임은 미미하다.

영남대 원규장 학장과 의대 교수 일동도 지난 14일 ‘의과대학 학생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학사일정 등을 고려할 때 학생들은 3월 24일까지 복학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대학에서는 현재 진행되는 수업을 녹화하는 등 학생들 복귀에 최선을 다해 대비하고 있다”며 “보건의료 환경개선을 위한 학생들의 노력은 이해하겠으나, 나머지 해결 과제들은 선배 의사들에게 맡기고 지혜로운 판단을 해 강의실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원한다”고 호소했다.

계명대와 대구가톨릭대 의대도 최근 총장과 의대 학장이 의대 학생 대표 및 학년별 대표를 만나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수업 복귀를 설득하고 있지만 큰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역에서는 일부 의대생들의 복귀 움직임을 두고 동료 의대생과 전공의들 사이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자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이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대병원 하은진·오주환·한세원·강희경 교수는 17일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 이제는 결정할 때입니다’라는 이름의 성명서를 냈다. 이들 교수는 “(의사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 의료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박단(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의 페이스북 글들, 그 안에는 환자에 대한 책임도, 동료에 대한 존중도, 전문가로서의 품격도 찾아볼 수 없는 말들이 넘쳐난다”며 “정말 내가 알던 제자, 후배들이 맞는지, 이들 중 우리의 제자, 후배가 있을까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동결을 주장해온 의료계 단체 중 한 곳인 원로 석학단체 대한민국의학한림원도 정부가 의대생들의 3월 내 복귀를 3058명 유지의 전제 조건으로 삼은 점을 규탄하면서도 “지난 1년 넘게 의료 대란의 주요 원인이 된 무리한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정부 스스로 원점으로 되돌린다는 점에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의 강의실 복귀를 요청했다.

대구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의료계 차원에서 의대생의 학교 복귀를 꺼리고 있고, 신입생을 비롯한 재학생들이 수업에 들어가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7일 의대생들이 이달 말까지 복귀할 경우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대구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