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염색산업단지 주변 하수관로에서 염색 염료로 추정되는 폐수가 무단 방류되는 사례가 올들어 네 번이나 발생했다. 1월 8일 보랏빛을 띠는 폐수가 흘러나온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24일에는 분홍빛, 25일과 27일에는 검은빛의 폐수가 흘러나와 인근 주민을 불안케 했다. 동일한 장소에서 염료로 추정되는 폐수가 무단방류되는 일이 연거푸 벌어졌으나 관계 당국은 아직도 원인 규명이나 무단 방류업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하수천 인근 주민들은 무단방류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도 비슷한 방법의 폐수 무단방류가 네 번이나 일어난 것은 “고의성 있는 행위로 봐야 한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구시는 서구청과 대구환경공단 등 합동점검반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2곳에서 물환경보전법 위반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체를 특정하지는 못했다. 한 곳은 폐수 염료 제조배합실에서 배출된 폐수가 하수관로로 유출되도록 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작업시간이 일지에 적혀있지 않아 이번 사건과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한 곳은 폐수운영일지를 작성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시는 두 곳에 대해 행정처분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폐수를 배출하는 80곳의 시설에 대해서도 전수조사 벌일 것을 검토 중이라 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과 연관성 있는 업체를 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염색산단 내 입주업체들은 산단 내 자체 공동폐수처리시설로 폐수를 보내도록 규정하고 있어 보다 정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폐수관리에 대한 기업의 전반적인 인식이 과거보다 좋아졌다고 하나 아직도 하수관로로 몰래 내버리는 나쁜 관행이 없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환경오염에 대한 업체들의 경각심이 더 높아져야 한다. 환경오염으로 빚어지는 시민건강 위협과 사회적 비용 등을 생각하면 환경오염 사범에 대한 처벌도 더 엄해져야 한다.
업체들의 환경 의식 제고와 엄중한 행정처분으로 무단방류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 대구염색산단이 이전한다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으나 중요한 것은 어디를 가든 기업은 환경의식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