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인구동향 조사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을 포함해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와 합계 출산율 등이 9년만에 모두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3만8000명. 전년도보다 3.6%가 증가했고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도 0.75명을 기록, 전년보다 0.03명이 올랐다.
지난해 대구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1만100명, 경북은 1만300명으로 조사돼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출생아 수가 지역에서도 처음으로 반등세를 보였다. 합계 출산율도 대구 0.75명, 경북 0.90명으로 나타나 전년보다 대구 0.05명, 경북 0.04명이 각각 증가했다. 출생아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는 혼인 건수도 전국적으로 14.9%가 증가했고 대구는 14%, 경북은 11.6%가 증가했다.
통계청은 출생아 수 증가에 대해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1990년대 초반 출생자가 결혼·출산 연령대로 진입한 인구구조 효과와 코로나19로 미뤘던 결혼이 한꺼번에 치러지면서 나타난 효과로 분석했다. 물론 정부와 지자체가 지속적으로 추진한 출산장려책과 사회적 인식변화 등이 영향을 미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특정 연령층에 인구가 쏠린 인구구조적 현상으로 지금의 반등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9년만의 반등세가 추세적 반등세로 이어가게 하려면 국가 차원의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과거 수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출생률을 끌어올리지 못한 정책에 대한 반성도 꼭 필요하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올랐다고 하지만 OECD 국가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OECD 국가 중 합계 출산율이 1명이 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실효적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남자 육아휴직과 같은 출산제도가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는 기업 환경도 만들어야 한다. 9년만에 등장한 반등세를 추세로 이어가는 정책 발상의 대전환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