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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의 바다’에 빠진 與…중도층 민심 비상

등록일 2025-02-23 19:36 게재일 2025-02-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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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이 지난 21일 발표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중도층의 민심변화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정당 지지도를 물어본 결과 국민의힘 34%, 민주당 40%로 집계됐지만, 중도층만 분석해 보면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20%p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전주 중도층 조사에서는 5%p(민주당 37%, 국민의힘 32%) 격차로 박빙이었다. 한 주 만에 엄청난 변화가 생긴 것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갤럽은 “지난해 10월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통화 음성 녹음 파일 공개 후 지지도 격차가 커진 점에 비추어, 최근 창원지검의 수사 결과 등으로 다시 이목을 끈 ‘명태균 사건’이 여당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여당의 ‘극우 행보’가 중도층 민심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헌법재판소 비판과 윤 대통령 방어에 집중하면서 당 색채를 ‘탄핵반대 이미지’로 바꿔놓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층 민심은 강성 지지층의 극렬행동이 나타날 때 이탈하는 경향을 보였다.

조기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여야 간 판세는 중도층 민심이 좌우한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중도·보수’를 표방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유승민 전 의원이 “이 대표가 호적까지 파가면서 중도·보수에 침범하는 것을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고 한 말에 일리가 있다. 국민의힘이 지금처럼 중도층 민심 흐름을 외면하다가는 현재의 지지율 격차를 줄일 수 없게 된다.

여당 지도부도 윤 대통령 방어에 집중하면서 중도층 민심을 흡수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를 비롯해 입장정리를 하지 않고는 중도층 민심을 잡기 어렵다.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중도층 대부분은 비상계엄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내일(25일) 윤 대통령의 헌재 변론도 마무리되는 만큼, 국민의힘은 ‘계엄의 바다’를 건너는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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