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질탐사업체 보고서 제출<br/><br/> 분지 일대 14개 유망구조 분석<br/>‘마귀상어’ 최대 12억 배럴 추정<br/> 중단 위기 ‘대왕고래’ 부활 탄력<br/> 李지사 “정부 1차 추경 예산을”
경북 울릉분지에 최대 51억7000만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추가로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3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미국의 액트지오(Act-Geo)사가 최근 ‘울릉분지 추가 유망성 평가’ 용역 보고서를 석유공사에 제출했다. 2차 유망성 평가 용역은 국내 대륙붕 개발 프로젝트인 ‘광개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4월 시작했으며, 미국 지질탐사전문 컨설팅 업체이자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분석을 맡았던 액트지오가 실시했다. 액트지오는 지난해 6월 유망구조의 물리 탐사 분석을 통해 경북 동해안에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업체다.
이번에 제출한 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에 발표한 ‘대왕고래’ 등 7개 유망구조가 아닌 울릉분지 일대에 석유(최소 1억4000만 배럴~최대 13억3000만 배럴 추정)와 가스(최소 7000만t~최대 4억7000만t 추정) 매장 가능성이 큰 14개의 새로운 유망구조(예상 매장량 최소 6억8000만 배럴~최대 51억7000만 배럴)를 발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14개 구조 중 탐사 자원량이 가장 많은 곳은 ‘마귀상어(Goblin shark)’라고 명명된 곳으로, 이곳에서만 최대 12억9000만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석유공사 등은 동해심해가스전 사업의 일환으로 동해 울릉분지에 대해 추가 유망성 평가 용역을 진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관련 전문가 자문 등 검증이 필요한 만큼 현재 제기된 매장량에 대해서는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경북도는 이번 보고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해 ‘대왕고래’ 시추사업 예산 497억 원이 대부분 삭감되자 이철우 지사는 “정부에서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방 정부가 나서서 예산을 확보해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에너지 투자 펀드’를 만들어 민간투자에 마중물을 제공하고 석유공사와 힘을 합쳐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앞서 석유공사도 ‘대왕고래’ 예산 삭감에 따라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체 예산으로 추진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에 추가로 울릉분지에서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련 예산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경북도는 그동안 ‘대왕고래’프로젝트를 정쟁이 아닌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이번 보고서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예산을 되살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철우 지사는 3일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정파와 정권을 가리지 않고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심해 유전개발 사업은 국가는 물론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정파와 정권을 떠나 중앙과 지방정부가 중심을 잡고 민간과 힘을 합쳐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 정부 1회 추경에서 반드시 관련 예산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의 심해 가스전 개발은 국민경제의 안정적 성장과 자원 안보 확보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대왕고래에 이어 마귀상어까지 대규모 가스 유망구조가 발견된 만큼 정부의 추경예산은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경북도는 정부의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영일만 일원에 대왕고래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석유와 가스를 처리할 플랜트를 건설하고, 더 나아가 LNG 터미널과 수소 산업 인프라 등 영일만 글로벌 에너지 허브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울릉분지에서 석유와 가스가 더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3일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을 복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140억 배럴로 추정되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이번 추가 매장 가능성을 더하면 총 191억 배럴이 넘게 된다”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4%에 달하는 상황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대한민국이 에너지 자립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자 에너지 안보 확립은 물론 막대한 경제적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현진·고세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