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소비·호캉스 등 최대한 자제<br/>실용성·가격 중시 모든 계층 확산<br/>고금리·고물가 등 경제여건 기인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만 구매한다. 그 외 불필요한 구매는 자제하고 있다”
포항시 남구에 거주하는 이상우 씨(32)는 몇 년 전만 해도 명품소비와 호캉스를 즐기며 순간의 만족감을 추구했지만, 최근 어려워진 경기로 필수 소비에만 집중하는 생활로 전환했다.
그는“한때 과감한 소비를 했었지만, 지금은 형편에 맞춰 신중하게 소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구에 살고 있는 박지혜 씨(31)는 “충동구매를 최대한 자제하고, 필수적인 것만 고심 끝에 구매하는 것이 돈도 아끼고 환경에도 좋은 거 같다”며 “필요한 것들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하는 것이 더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이처럼 ‘욜로(You Only Live Once)’라는 구호 아래 현재를 즐기며 소비를 아끼지 않던 세대는 점차 사라지고, ‘요노(You Only Need One)’라 불리는 새로운 소비 패턴이 주목받고 있다. 요노족은 꼭 필요한 소비 외에는 지출을 최소화하며 절약과 실용성을 우선시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만 14세부터 69세까지의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새해 소비 트렌드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7%가 “제품 또는 서비스 구매 시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불필요한 물건은 구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89.7%는 “보이는 소비보다 내가 만족하는 실용적인 소비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변화는 경기 둔화, 고금리, 높은 물가 등 경제적 요인에 기인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발표를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위축되면서, 실용성과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모든 계층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통업계 역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는 대량 포장보다는 소량 구매가 가능한 소포장 상품이나, 자체상표(Private Brand) 상품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노족은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며 품질에 대한 기대치도 높다”며 “가성비와 실용성을 갖춘 제품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요노족의 등장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여파로 불황형 소비 행태가 이어지면서 단순 개인 선호 변화가 아닌, 경제적 여건과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요노족의 등장은 개인의 가치관 변화뿐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요인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로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단기적인 만족을 위해 지출하지 않고, 실용성과 가성비를 중시하게 됐다”며“요노족의 부상이 단기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소비와 경제의 전반적인 구조를 바꿀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