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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지속 가능 발전’ 도전… 포스코 ‘하이렉스’로 응답하다

이부용 기자
등록일 2024-12-22 19:20 게재일 2024-12-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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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으로 다가온 탄소중립시대, 포항 철강이 이끈다
포스코의 전기용융로(ESF) 시험설비에서 쇳물이 출선되고 있는 모습.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지난 4월 자체 개발한 수소환원제철 공법 ‘하이렉스’(HyREX·Hydrogen Reduction)를 통해 시험 설비에서 최초로 쇳물을 생산했다. 이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한 국내 첫 사례로 기록됐다. 하이렉스 공법은 유동환원로에서 철광석을 고온의 수소와 반응시켜 고체 형태의 철을 만들어낸 뒤, 이를 전기용융로(ESF)에서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통해 철강 산업의 탄소 중립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의 기술력은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개발 중인 유사 기술과 비교했을 때 저가 원료 사용이 가능해 경제적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높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하이렉스를 기반으로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설비를 구축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장기적 계획을 세웠다. 포스코의 이 같은 혁신은 단순히 철강 생산 방식을 혁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글로벌 도전에 응답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세계 각국은 어떠한 철강 생산 방법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광석에서 산소 제거… 국내 첫 사례 기록

스웨덴 HYBRIT 무탄소 전기… 철광석 펠릿, 수소 활용 환원철로

독일 SALCOS 수소 기반 환원법… 코크스 대신 수소로 CO2 줄여

일본 H2-DRI 방식… 수소를 사용 철광석을 직접 환원해 철 추출

글 싣는 순서

1. 탄소중립시대, 수소환원제철 필요성

2. 수소환원제철, 해외에서는 어떻게

3. 정부, 지자체가 적극적인 지원해야

◇ 스웨덴, HYBRIT

스웨덴 수소환원제철 HYBRIT 이니셔티브를 주관하는 HYBRIT Development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6년에 걸친 수소환원제철 연구 결과 보고서를 최근 스웨덴에너지청에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을 원료로 하는 기존의 고로 기술은 일반적으로 강철 1톤(t)당 2.2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나, HYBRIT 공정은 전기로에서 슬래그 형성제 첨가하는 공정에서만 강철 1t당 0.05t 미만으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해당 수치를 버림해 0.0t으로 발표했다.

HYBRIT의 공정은 무탄소 전기를 공급해 알카라인 수전해로 수소를 생산하고, 생산돼 저장된 수소는 철광석 펠릿에서 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해 철광석 펠릿을 수소를 활용해 환원철(Direct Reduced Iron·DRI)을 만든다. 강철의 금속화율이 높을수록 압력을 더 잘 버티고, 낙하 충격에 내구성이 높으며, 마모에 더 강하고,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라 운송, 보관 및 용융에 유리하다.

스웨덴 수소환원제철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SSAB는 2026년 옥셀뢰순드, 2028년 룰레오 지역에 수소환원제철을 활용하는 제철소 건설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제철소 운영을 위한 안정적인 전기 공급 확보가 향후 과제로 봤다. HYBRIT 이니셔티브의 공동 주도 기업인 LKAB(스웨덴 국영 광산회사)가 세계 최초로 옐리바레에 수소환원철을 생산하는 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허가 절차 문제로 주춤한 상황이다. H2 Green Steel의 2023년 영업이익은 2022년 대비 4배 이상의 손실을 기록(8억 1600만 SEK)했으나, 회사 인수 및 생산 준비로 초과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현재 수소환원제철 생산을 위한 모든 계획이 수월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H2 Green Steel의 대규모 수소환원제철 공장 건설을 위해 2억 6500만 유로(약 2억 8400만 미달러) 투입을 발표했다. 해당 투자는 690MW급 수전해 시설, 전기로 2기, 냉간압연 및 마감 시설을 포함한다.

◇ 독일, SALCOS

독일의 철강업체 잘츠기터 제철소와 에너지 기업 우니퍼는 잘츠기터가 추진하는 저탄소 철강 프로젝트인 SALCOS의 일환으로 향후 그린수소 공급에 관한 예비 계약을 지난 4월 체결했다.

SALCOS(Salzgitter Low CO₂ Steelmaking·잘츠기터 저탄소 제철소)의 핵심 기술은 수소 기반 환원법이다. 이 방법은 철강 생산에 필요한 환원제를 기존의 코크스 대신 수소를 사용하여 CO2 배출을 크게 줄이는 방식이다. 수소는 철광석을 환원하는 데 사용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된 부산물은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이다. 이로 인해 철강 생산의 환경 영향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또한 SALCOS는 전기로(EAF ·Electric Arc Furnace) 기술을 결합해 기존의 고로 방식을 대체할 방침이다. 전기로는 재활용된 철강 스크랩을 고온에서 녹여 철강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이 기존 방식보다 적다. SALCOS는 이 두 기술을 통합해 효율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새로운 철강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SALCOS는 2021년부터 실험적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첫 번째 단계로 수소 기반 철강 생산을 위한 실험로를 설치했다.

현재까지는 수소 생산을 위한 그린 수소(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한 수소)의 공급망 구축과 이를 산업에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SALCOS 프로젝트는 철강 산업의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 및 수소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등 관련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가 개발중인 전기용융로(ESF) 시험설비 전경. 전기용융로(ESF)는 전기아크로(EAF)의 단점을 보완해 저품위 직접환원철(DRI)로부터 고급 철강 제품의 쇳물(용선) 생산이 가능하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개발중인 전기용융로(ESF) 시험설비 전경. 전기용융로(ESF)는 전기아크로(EAF)의 단점을 보완해 저품위 직접환원철(DRI)로부터 고급 철강 제품의 쇳물(용선) 생산이 가능하다. /포스코 제공

◇ 일본, H2-DRI 기술

일본은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JFE Steel과 POSCO는 일본 내에서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탄소 중립 사회’ 실현을 위한 철강 산업의 혁신을 장려하고 있다.

일본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H2-DRI(Hydrogen Direct Reduced Iron)방식이다. 수소를 사용해 철광석을 직접 환원해 철을 추출하는 기술로, 기존의 고로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H2-DRI에서의 주요 과정은 직접 환원법(DRI)과 결합된 전기로(EAF)를 채택했다.

철강 생산에 필요한 수소는 주로 그린 수소를 사용한다. DRI는 수소를 사용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하고, 철을 얻는 과정이다. 이 방식에서의 부산물은 물로, 기존의 고로 방식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비교해 환경적으로 훨씬 더 친환경적이다. EAF는 DRI로 생산된 환원된 철은 전기로를 이용해 추가적인 가공을 거쳐 고품질 철강 제품으로 변환된다.

H2-DRI 기술은 일본의 주요 철강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술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JFE 스틸, 미쓰이 미탈, 신일본제철(일본제철) 등이다. 이들은 정부와 협력해 수소를 활용한 저탄소 철강 생산 기술을 실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수소 전략을 통해 이러한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철강 산업의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수소 공급망 구축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를 위해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수소 공급망과 H2-DRI 기술의 결합은 일본 철강 산업의 탄소 중립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 핀란드, FINNGREEN

FINNGREEN 프로젝트는 수소를 활용해 철광석을 직접 환원시키는 기술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이를 통해 CO2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핀란드는 2020년대 중반부터 수소 기반 제철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2035년까지 핀란드의 철강 산업을 탄소 중립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SAB(스웨덴 및 핀란드 합작 제철기업)는 핀란드와 스웨덴에 위치한 제철소에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실현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탄소 배출 제로’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SSAB는 핀란드의 베스테로스에 위치한 제철소에서 HYBRIT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HYBRIT 프로젝트는 수소환원제철을 통해 철강 생산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95% 이상 줄일 목표를 가지고 있다. HYBRIT는 SSAB, LKAB(스웨덴의 철광석 생산 기업), Vattenfall(스웨덴의 에너지 기업)이 협력해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2026년까지 상업적인 생산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탄소 배출을 크게 감소시키는 혁신적인 방법을 제시하려고 한다.

핀란드 정부는 수소 경제를 국가 전략으로 삼고, 수소 기반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핀란드는 EU의 기후 변화 대응 전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 캐나다, H2GreenSteel

H2GreenSteel은 캐나다 정부와 다양한 민간 기업의 협력 하에 진행되고 있다. H2GreenSteel은 스웨덴을 중심으로 시작됐지만, 유럽연합(EU)과 북미 지역의 협력으로, 청정 수소와 재생 가능 에너지의 공급망을 강화할 수 있다. 캐나다는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중요한 공급처가 될 수 있으며, 유럽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철강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H2GreenSteel은 2030년까지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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