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미영
다 부서진 별들이 부엌 바닥에 수북하다
개수대 배수구에도 건조대 언저리에도
행주로 훔쳐 담으면 반짝거리는 분노
발뒤꿈치에 박혀 걸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환멸 갇혀 사는 자의 감정이 페달
쓰레기통에 차곡차곡 넘쳐난다 가루가 된 별들이
거실로 흘러 들어간다 안방으로 화장실로 해무(海霧)처럼
전진한다
그래도 같이 살아요,
우리는 밥을 함께 먹는 짐승들이잖아요
밤하늘의 별은 부서지면 찔레꽃이 된다
집게발을 잘라내고 뒷덜미를 움켜잡으며
꽃가루 같은 별들이 새벽하늘을 갈아 끼운다
꿈을 상징하곤 하는 “밤하늘의 별”들. 알다시피 생활에 치이다보면 그 별들은 부서져버리곤 한다. 그때부터 우리는 환멸에 갇혀 살 터, 하나 시인은 “가루가 된 별들이” 해무처럼 생활공간을 떠다니며 ‘전진’하고는 “찔레꽃이 된다”는 것을 발견한다. 하여 그는 부서진 별들의 가루-꽃가루-들이 새로이 “새벽하늘을 갈아 끼”우리라면서, 같이 사는 “우리는 밥을 함께 먹는 짐승들이”라는 사실을 긍정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