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화
개나리아파트 어디를 둘러봐도 개나리가 없다
개나리가 없으니 개나리꽃이 피지 않는다
꽃이 피지 않으니 봄이 올 리가 없다
관리사무소 소장은 유실수나 꽃나무 지원을 구청에 요청했다 한다.
작년에도 올해도
하지만 늘 예산이 없다는 대답뿐이란다
기초의회에 근무하시는 나리 분들 주민 생활 관련 조례 제정 건수가 평균 0.8건인데 연봉이 오천만 원
참, 개 같은 나리들이다
지천인 개나리 하나 개나리아프트에 못 실어주는
이름은 ‘개나리아파트’인데, 아파트 화단엔 개나리가 없다. 이름과 실제의 불일치다. 한국엔 이름뿐인 현실이 얼마나 많은가. 게다가 “꽃나무 지원을 구청에 요청”해도 “늘 예산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오는 것이 현실. 별 하는 일 없어 보이는 기초 의회 ‘나리 분들’은, 많은 연봉을 받아도 주민들의 이러한 ‘기초’적인 생활환경을 개선할 의지가 없다. ‘개나리’가 ‘개 같은 나리들’로 나타나는 한국의 우울한 맨얼굴.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