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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찬 작가의 자전 장편소설 『변명』 출간

한상갑기자
등록일 2024-11-04 14:34 게재일 202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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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집단의 따돌림, 모함 사실적으로 묘사

“이 소설은 나의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진실이 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랜 시간을 경찰에 몸담았던 전용찬 작가의 자전 장편소설 『변명』이 출간(학이사)되었다. 소설에서는 어느 직장 내에서나 있을 법한 집단 따돌림과 모함을 경찰 집단이라는 공간에서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경찰관 K는 철저히 이성적이고 주체적인 인물로, 인간관계와 조직 생활에서도 자신을 객관화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성적일수록 자신의 생활세계인 사회와 조직 내에서 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순을 겪는다.

경찰 조직 내에서 순탄히 커리어를 쌓아가던 그는,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조직 내 파문을 겪게 된다. 그의 말과 행동은 왜곡되어 해석되며, 직속 부하들과 조직 내 다양한 인물들에 의해 비난과 심판의 대상이 된다. 그곳에는 정의롭지 못한 자, 아부하는 자, 시기와 질투에 찬자들, 생존에 능숙한 자들이 뒤섞인 복잡한 인간 군상이 존재한다.

경찰관 K는 조직 속에서 자신이 소외된 존재임을 절감하게 된다. 그의 고유한 주체성과 의도는 조직 내 권력 구조에 의해 무시되고, 결국 그는 자신이 설정한 기준과는 다른 운명에 갇히게 된다. 자신을 변호하려 하지만, 그의 외침은 ‘변명’으로 치부될 뿐이다. 그는 주관과 객관 사이의 불일치라는 헤겔의 ‘불행한 의식’에 빠져든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경찰관 K는 이 파문을 통해 오히려 자신을 구속하던 사회적 틀에서 해방되는 계기를 찾는다. 비록 현실적인 고통과 절망 속에 있더라도, 경찰관 K는 자기의 운명을 수긍하면서 자신의 성격적 개성과 객관의 인식 차를 인정하는 더 ‘큰 변명’에서 위안과 자유를 발견한다. 그리하여 가장 이성적이던 사람은 원시적이고 감각적인 삶을 꿈꾸며, 변해버린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간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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