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빈 내항~우현동 900m 구간<br/>작년 준공인데 3차에 걸쳐 연장<br/>올 연말까지 완료될 지 불투명<br/>교통체증 유발·상권도 쑥대밭<br/>공사비 404억→424억 늘어나<br/>선급금 84억 제대로 사용 의문
포항 학산천 생태환경 복원공사가 시공사의 대처 부족 등으로 늦어지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3차에 걸쳐 공기 연장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이 공사는 동빈 내항에서 우현동 도시 숲까지 900m 복개도로를 물이 흐르는 친수 공간의 하천으로 되살림을 목적으로 서울 청계천 복원사업을 벤치마킹해 진행되고 있다.
시장의 공약이기도한 이 사업의 공사비는 404억원에서 증액돼 현재는 424억원. 2023년 7월 준공 예정으로 지난 2021년 2월 착공됐다.
이 공사는 그러나 시작부터 논란이 많았다.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이 교통체증 유발을 비롯 실효성과 적정성 등을 들어 반발하며 반대해 진통을 겪었다. 시가 나서 준공되면 일대가 문화공원으로 변화되는 등의 효과가 발생한다며 주민들을 설득했고, 마지못해 시 계획에 동의한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도 기한 내 준공을 반드시 지켜 줄 것을 요청하며 응했다. 하지만 이 공사는 약속한 지난해 7월 공기 내 준공이 되지 않았고 시는 1차로 그해 9월말까지 공사기간을 연장해 줬다. 그러나 시공업체는 공기를 지키지 못했다. 그러자 시는 2차로 2024년 6월까지 공사기간을 연장해 준데 이어 다시 3차로 2024년 말까지 또 연장 승인을 했다.
문제는 올 연말까지도 준공이 어렵다는 점이다. 아직도 주변 도로를 파헤쳐 놓고 교통을 통제하고 있는 이 공사는 연말 준공을 눈 앞에 두고도 좀처럼 진척이 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참지 못한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의 민심이 최근 폭발하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늦어지고 또 도대체 왜 이러냐는 것이다.
한 상인은 “시공사가 공사를 한다며 장기간 하천 일원 도로를 막는가하면 소통구간에는 체증이 발생, 이제 상권이 쑥대밭이 됐다”며 하소연했다. 바로 인근 한 롯데백화점 포항점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불만이다. 차량 진출입이 불편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엄청 끊겼다는 것.
상인들은 “수없이 민원을 제기했다”면서 시의 미지근한 관리로 이런 일이 빚어지지 않느냐며 불만을 쏟아냈다. 자영업자들은 “공기가 늦어지면 인력과 장비를 더 투입해서라도 준공 기일에 맞춰야 하는 것이 상식인데 이 현장을 보면 공사를 하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하다”며 시는 왜 이 업체를 싸고도느냐고 비난을 퍼부었다.
공사 지체와 관련, 시는 “보상이 지연 된데다 시공구간을 전면통제한 것이 아니라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일부 구간을 끊어 시공하다보니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최근 공사 속도를 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관련업체들은 시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이 현장을 지켜봐 사업 전반을 잘 알고 있다는 한 관계자는 “현재 시공 상태로 보아 내년 연말이 되도 준공이 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공사가 지체되면서 안팎에서 갖은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시가 이 현장에 지급한 선급금이 제대로 사용됐는지 의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시는 이 사업장에 그동안 4회에 걸쳐 84억 9000만원의 선금을 지급했었다. 모 토목업체 대표는 “시로부터 대금을 미리 받아 하는 공사가 이렇게 늦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시민불편이 큰 만큼 시의회 등이 나서 감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 공사 현장소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여러 번 교체된 것도 공기 연장의 한 이유로 거론하며 이제는 이강덕 시장이 공사연장 보고만 받을 것이 아니라 공사 전반을 점검,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공사장 인근에 살고 있는 김 모 씨는 “포항시가 이 정도의 공사 시공기한도 예측하지 못하고 행정을 하느냐”고 반문하고 자꾸 시민들을 우롱하니까 불신이 가중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