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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현판 반납… 점점 사라지는 착한가격업소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4-10-20 19:46 게재일 2024-10-2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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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난해 신청건수 46건 그쳐 전년 비해 2배 이상 줄어들어<br/>市 운영 홍보 사이트 방치 수준… 이미지 깨진 업체 사진 올려<br/>타 지자체의 활발한 SNS 게시·마을버스 광고 벤치마킹 필요
포항시 홈페이지에 등록된 착한가격업소 A식당의 모습. 이미지가 모두 깨져 식당 모습을 알아볼 수 없다.

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난방비·전기요금·인건비 인상으로 포항지역 ‘착한가격업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포항의 경우 지난해 자격 취소된 착한가격업소는 199개 중 9곳이다. 취소 유형은 폐업(3곳), 휴업(1곳), 자진취소(3곳), 행정처분(2곳)이었다.

신청 건수도 2011년 3건, 2022년 93건, 2023년 110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다 지난해 46건을 기록하며, 무려 2배 이상 감소했다.

◇착한가격업소 잡는 ‘高물가’

20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경북 기준 소비자가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중 비빔밥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은 9297원을 기록했다.

전년(8956원) 동기 대비 3.8% 올랐다. 삼계탕의 가격도 작년 8월 1만4859원에서 지난달 1만5231원으로 2.5% 상승했다. 지역 개인 서비스 요금도 지난달 목욕 비용 7654원, 남자 성인 커트 비용 13615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5.2%와 2.3% 각각 증가했다.

참가격 공개 가격은 평균 가격이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외식 물가는 더 높을 전망이다. 고물가 부담에 착한가격업소 현판을 반납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착한가격업소’는 행정안전부와 지자체가 2011년부터 지정·운영해왔다. 주변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서비스가 좋은 업소가 선정된다.

현재 포항에는 모두 227곳의 업소가 등록돼 있다. 업종별으로는 외식업 105곳(한식 78곳, 일식 3곳 등), 기타서비스업 122곳(미용 90곳, 이용 22곳, 목욕 6곳, 숙박·세탁  2곳)이다.

문제는 ‘착한가격 업소’ 정책이 제도가 시행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착한가격업소’라는 팻말이 부착된 것 외에는 홍보가 부족해 어디가 지정업소이고 어떤 의미인지 대부분의 시민들이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시의 홍보 부족도 문제로 지목된다. 시는 홈페이지에 업소 정보와 가격 등을 정리해 엑셀 파일로 올리고, 신규로 모집할 때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형식 외에는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시에서 관리하는 관련 페이지는 사실상 방치된 수준이었다. 특히 업체를 소개하는데 가장 중요한 사진은 화질이 모두 깨져 알아볼 수가 없었다.

인상된 가격도 수정되어 반영돼 있지 않았다. 실제로 남구 한 국밥집의 경우 순대·돼지국밥이 7500원으로 게재돼 있었지만, 확인 결과 실제 가격은 8500원으로 1000원씩 인상돼 있었다.

착한가격업소 현판.
착한가격업소 현판.

◇포항시 ‘착한 가격’ 지원책 성공하려면

포항은 경북도 내에서 가장 많은 착한가격업소가 지정돼 있다. 특히 시는 지난 2일부터 포항사랑카드로 착한가격업소에서 결제시 추가 5% 캐시백을 즉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기존에 익월에 지급되던 방식에서 개선된 것이다. 다만 이 혜택은 3500만 원의 예산 소진 시 종료되며, 지류 상품권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타 지자체의 경우 담당 공무원이 착한가격업소를 직접 찾아다니며 선정하고, 마을버스에 모집 광고까지 부착한다.

여기에 각 업소별 사진과 메뉴 등의 정보를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해 홍보를 지원하고 있다. 상인들은 정부 차원에서 제도가 마련되면, 활성화는 각 지자체의 몫이라고 조언했다.

지역의 한 소상공인 협회 관계자는 “단순히 업소 수만 늘릴 방법을 강구할게 아니라,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혜택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봐야 한다”면서 “사업 실행이 잘 안 되고 있다면 잘 되고 있는 지자체 행정을 벤치마킹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 지역의 착한 가격 업소 수는 지자체 별로 따져도 전국 최고 수준이라할만큼  많은 편이다”면서 “업소 발굴은 물론 부족한 홍보부분에도 신경을 써서 지역물가 안정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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