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상청의 예보 품질이 갈수록 떨어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임이자 국회의원(상주·문경, 사진)이 지난 10일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호우특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대비 올해 9월까지 ‘호우특보’ 발령 건수는 526건에서 942건으로 1.8배 증가했다.
이 같은 기상이변에 따라 비 내리는 날이 급증하면서 기상청 예보관 1인당 특보 발령횟수도 2019년 기준 4건에서 지난해 8.4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 9월에도 6.7건으로 1.6배 가량 늘었다.
전국적인 집중호우가 빈번해지고 있지만 예보관 수는 132명에서 수년간 정체돼 있다.
지난해 기준 예보관 근무시간은 시간외 근무시간 17.9시간, 휴일근무시간 19.5시간 등 월 평균 37.4시간 초과근무를 했다.
1년 365일 4개조 교대근무를 하는 예보관 업무특성상 밤샘근무 시간은 61시간에 달했다.
임이자 의원은 예보관 인력은 그대로인데, 이상기후에 따른 특보 처리량이 급증함에 따라 예보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장마기간 전체 ‘비가 내린다’고 예보한 27일 중 ‘비 온다고 했는데 안오거나’, ‘강수량 예측구간이 벗어난 경우’ 등 예보가 틀린 날이 무려 16일로 전체 60%를 차지했다.
또한, 최근 5년간 7월과 8월 ‘강수유무정확도’는 85.7에서 77.0으로, 89.1에서 86.0으로 낮아졌고, ‘강수맞힘률’은 0.67에서 0.63으로, 066에서 0.52로 하락했다.
이처럼 기후위기로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이례적인 수준의 위험기상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예보관들의 근무시간 증가로 피로도가 누적되고, 이것이 예보의 품질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일본은 예보관을 5개조로, 영국은 7개조로 편성해 1개조는 조사 및 분석을 수행하거나 예보관 교육·훈련 등을 별도로 실시하며, 마카오·말레이시아 등 기상선진국에 포함되지 않는 국가에서도 예보 현업 근무조를 5개조 이상으로 운영 중에 있다.
임이자 의원은 “현재 예보관 운영 시스템으로는 극한, 돌발 기상을 대비하기 어렵다”며 “민생과 직결된 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해 예보관 증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