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주거 안정 위한 ‘천년건축 시범마을’ <br/>커뮤니티센터·농장·체육·돌봄시설 등<br/>2만5370㎡ 부지 임대주택 25동 들어서
지난달 22일 고령군 대가야문화누리 우륵홀에서는 600여 명의 청년이 참석한 제2회 고령군 청년의 날 기념공연이 열렸다.
‘청년의 꿈을 더 크게’라는 부제로 기획된 그날 공연처럼 고령군은 청년들의 열정과 꿈을 응원하는 적극적인 정책을 입안해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군정 슬로건부터 “젊은 고령, 힘있는 고령”이다.
고령군은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구정책도 청년인구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투자 역시 아끼지 않는다.
청년인구 활성화 정책이 인구의 주요 이탈층인 청년을 붙잡고, 이를 통해 미래 출산율도 끌어올려 장기적으로 안정된 지역의 인구 구성을 이끌어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청년’과 ‘인구’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고령군의 지방소멸 위기극복 정책을 점검해본다.
□ 인구 감소 막아줄 ‘천년건축 시범마을 조성’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사업은 고령군의 핵심 정책 중 하나다. 지난 9월 말에는 다산면 벌지리에서 ‘천년건축 시범마을 조성 기공식’을 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하고,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다짐했다.
‘천년건축 시범마을 조성사업’은 경북도가 인구 감소로 쇠퇴하는 지역의 위기 앞에서 모범적이고 자랑스러운 전통인 하회마을처럼 세상의 변화와 무관하게 흔들림 없이 지속적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새로운 도시 모델 구축을 목표로 8개 시·군을 선정해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그중 고령군이 가장 먼저 시작을 알린 것이다.
고령군의 천년건축 시범마을 조성사업은 지역 특성에 맞는 지속가능한 주거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인재와 청년들이 찾아오는 지방시대 전환의 상징적인 장소로 거듭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앞으로 사업비 230억 원을 들여 면적 2만5370㎡ 부지에 임대주택 25동 70호(공동주택 8동 44호, 단독주택 17동 26호), 커뮤니티센터, 테라피농장, 체육시설, 돌봄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올해 9월 착공해 2027년 준공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공모사업인 청년복합귀농타운과 일자리 연계형 주택지원사업 등에 선정돼 국도비를 확보했고, 현재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고령군은 알려왔다.
청년 행복 임대 주택 사업 진행
월 1만원 파격 임대 조건… 최장 4년 거주
2026년엔 돌봄시설 포함 공동주택 공급
대출 이자 지원 사업 연간 최대 400만원
안정적 농촌 정주 일자리 창출 진행
복합 환경제어설비형 임대형 스마트팜
전통시장 내 창업공간 ‘들썩거리’ 조성
郡, 올해 지방자치경영 일자리 부문 대상
□ 돌봄시설 포함된 청년·신혼부부 임대주택도
고령군은 노후된 다가구주택을 매입한 후 리모델링을 진행해 저렴하게 임대공급 하는 ‘청년행복 임대주택 사업’도 진행해 지난 8월 첫 입주를 시작했다.
이 임대주택은 월 1만원의 파격적인 임대 조건으로 최장 4년 동안 거주가 가능하다. 9세대의 입주자 모집에 44명이 신청해 세간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이런 관심을 바탕으로 향후 사업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경북개발공사와 함께 하는 임대주택사업도 추진 중이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50호 정도를 공급할 예정이라는 게 고령군의 부연. 2026년 하반기가 되면 1차사업으로 지어질 20호에 사람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경북도의 저출생 대응사업과 연계해 돌봄시설을 포함하는 공동주택으로 공급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주거 안정을 위한 다양하고 차별화된 지원정책도 발굴해 시행하고 있다. 최대 10개월간 월 10만 원을 지원하는 청년 월세주거비 지원사업은 소득기준을 완화해 호응을 얻었다.
2023년부터 시행된 주택대출 이자지원 사업도 연간 최대 400만원을 지원해, 2024년 6월 말까지 28세대가 혜택을 받았다. 이는 고령군으로 이주하는 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또한, 이 정책은 경상북도 공모사업에 선정돼 이주를 목적으로 하는 신규 주택건축에 필요한 도로, 상하수도 등의 생활SOC 시설을 가구당 최대 1500만원 내에서 지원하기도 한다.
청년층의 주거 안정과 함께 일자리 창출 사업도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하나씩 진행중에 있다.
먼저 임대형 스마트팜을 조성하고 지난 7월부터 임대를 시작해 청년농부들의 지역 정착을 돕고 있다. ‘고령군 임대형 스마트팜’은 다산면 좌학리 1007번지 일원에 6500㎡ 크기의 경량철골 비닐온실 2동과 복합환경 제어설비를 갖춘 시설이다.
이는 창업농의 안정적인 농촌 정착형 모델을 정립하고, 인구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 스마트팜 보육사업을 수료하는 등 영농동기가 확실하고 준비가 된 농업인 6명을 선발해 7월 1일부터 최대 3년간 임대 형태로 운영을 시작했다.
고령군은 “향후 계속적인 임대를 통해 새로운 농업인을 발굴하고,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반시설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청년창업공간 ‘들썩거리’를 조성하고 7월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전통시장 내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전통시장의 오랜 역사와 청년들의 젊은 감성이 하나돼 큰 시너지를 만들어갈 목적으로 조성된 청년창업공간 들썩거리는 2023년 부지 매입을 시작해 2024년 6월에 조성이 완료됐다.
열정적인 청년이 창업교육을 수료하는 등 철저한 준비기간을 거쳐 돈가스 전문점 갈돈, 브런치 식당 시장브런치, 일본카레와 덮밥 전문점 코메야, 베이커리 전문점 희한한제과점 등 총 4곳이 창업됐다.
앞으로도 고령군은 행정력을 집중해 지역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도록 전통시장을 성장시켜 나갈 각종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 청년 정책으로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수상
위와 같은 직접사업 외에도 일자리·청년창업지원센터 운영, 자격증 취득 지원, 청년 근로자 교통비 지원, 청년 창업자 임차료 및 리모델링 지원, 예비창업가 육성사업 등 적극적 청년일자리 정책을 추진하는 고령군은 7월 9일 제29회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에서 ‘일자리 창출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거와 일자리 관련 정책과 함께 청년층 이탈의 주요 원인인 자녀의 양육과 교육환경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시책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추진 중이다.
원어민 영어교실, 창의력 증진 프로그램 등 수요는 높으나 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교육과정을 개설해 제공하고 있으며, 4월에는 고령 어린이과학체험관을 개관해 부족한 교육 인프라를 확충했다.
다자녀가정의 양육부담을 경감해 출산과 양육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도 멈춤 없이 진행됐고, 3월부터 다자녀가정 양육장려금과 학자금 지급사업을 시작했다.
양육장려금은 고령군에 사는 3자녀 이상 가구 중 1~6세 셋째 이상 자녀에게는 매월 20만원, 7~18세 셋째 이상 자녀에게는 매월 15만원을 고령사랑상품권 등으로 지급한다.
다자녀가정 학자금은 고령에 사는 3자녀 이상 가구 중 34세 이하의 자녀가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경우 학기당 1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출산 지원을 위한 고령군의 시책인 ‘산모 산후조리비 지원사업’도 시행 중이다. 고령군 거주 산모에게 출산 1회당 100만원, 쌍생아는 150만원을 지원한다. 고령군 관내에는 산후조리 시설이 없으나, 인접한 대구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산모들의 관심과 호응도가 높다.
올해 6월부터는 지역 내 소아청소년과 부재로 인한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고령군 보건소 1층 출산통합지원센터에서 소아청소년과 진료도 시작했다.
앞에서 언급된 정책들이 적극적인 소통의 장을 통해 발굴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고령군은 다자녀가정, 청년농업인, 청년창업가 등과 수시로 소통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이 자리엔 군수가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것이 고령군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이남철 고령군수는 “젊은 고령, 힘있는 고령이라는 군정 목표로 2년을 달려왔다”며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향후 관련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출생과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소멸 위기는 어느 지자체 할 것 없이 주요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다. 미래를 바라보며 청년들을 지역에 불러들여 활기찬 도시를 만들겠다는 고령군의 정책이 어떤 구체적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전병휴 기자 kr5853@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