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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경제

등록일 2024-10-07 18:28 게재일 2024-10-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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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추석은 ‘한가위’라고도 하는데, ‘가운데 가을’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오늘날까지 이어오며 추석을 계기로 어김없는 가을로의 계절 변화를 체감해 왔다.

그런데 올해는 차례상을 차리며 에어컨과 선풍기를 켜야만 하는 믿기지 않는 폭염과 열대야를 겪었다. 우려하던 수준보다도 더 심각하게 나타나는 기후변화다. “지금 당장, 지금 여기에서.” 기후위기에 맞서기 위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에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을 해야 한다며 거리에 나선 ‘기후위기비상행동’ 참가자들의 외침이 크게 와 닿는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 다양한 실천 행동이 필요한데, 편리하고 윤택함만을 생각하는 경제활동은 이제 변해야 한다. 플라스틱 컵 등 일회용품을 과다 사용하거나 과도한 포장 그리고 제품의 수명을 의도적으로 짧게 설계하여 소비를 유도하는 계획된 노후화 등 생산-소비-폐기로 이어지는 ‘선형 경제시스템’이 너무 고착화 되어 있다. 한번 시작하면 끊기 어려운 담배처럼 우리의 소비도 습관화된 게 많다. 그러나 끊기 힘든 담배도 ‘폐암선고’가 나면 완전히 끊어야 되는 것처럼 우리도 이제 ‘폐암선고’ 같은 ‘기후위기’에 맞서 결연하게 경제활동을 바꾸어야 한다.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고, 바이오 플라스틱 등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며, 전자제품을 모듈형으로 설계하여 고장난 부품만 교체할 수 있도록 하여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는 형태의 ‘순환경제’로 바꾸어야 한다. 이렇게 자원 흐름이 반복되어 제품수명이 길어져 질적 성장이 가능한 ‘순환경제’ 시스템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자원고갈과 폐기물 발생을 막고,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리고 ‘순환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일자리도 늘어나는 부수 효과도 가능하다. 지역사회 발전과 사회적 형평성 증진 등 사회적 가치의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독일은 세계 최고 수준의 폐기물 분리수거 및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하여 자원 회수율을 높였다. 더 나아가 스웨덴은 폐기물 매립량을 최소화하고 재활용률을 99%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폐기물 없는 사회’를 추구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Reduce(줄이기), Reuse(재사용), Recycle(재활용)을 중심으로 하는 ‘3R 운동’을 통해 자원 순환 사회를 구축하였다. 이렇게 이들 나라들에‘순환경제’의 좋은 성공사례가 만들어지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 ‘순환경제’를 위한 법규와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활용 기술, 3D 프린팅 등 혁신적인 기술발전도 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분리수거나 재활용 등 ‘순환경제’ 실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시민들의 인식 개선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다. 2022년 ‘대구사회조사’에서 대구시민들은 11가지 대표적 환경문제에서 ‘쓰레기 증가’를 가장 높게(40%) 인식했다.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면 망설일 것 없이 우리는 이제 ‘순환경제’로 가야만 한다. 그것이 추석을 온전한 가을로 되돌리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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