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성일기념관 건립 기공식
한국 영화계 거장 고(故) 신성일 배우가 타계하기 전 10년간 직접 지어 살았던 한옥 성일가(星一家·영천시 괴연동 160-7)에서 5분쯤 걸어 올라가자 가지런히 정리된 벌판이 나왔다.
영천시가 오는 2025년 7월 완공을 목표로 신성일기념관을 지으려는 부지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지난 13일 이곳에서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와 신성일의 장남 강석현 지피워크샵 대표 부부, 이만희 국회의원, 김선태 영천시의회 의장, 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 등 정·관계 관계자와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기공식을 열었다.
정치인·문화예술인·주민 등 모여
영화계 거장 기념공간 첫삽 환영
유족대표 강석호 자유총연맹 총재
“그의 멋진 삶 닮은 훌륭한 건축물
완성되면 세계적 명소될 것 확신”
오후 3시부터 1시간여 동안 열린 기공식 행사에는 이춘우·윤승오 경북도의원 등 영천시 정치인과 관료뿐만 아니라 무용인 등 문화예술인도 참석했다.
신성일의 조카인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축사에서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평생을 살았던 고 신성일 배우를 기념하는 공간을 마련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유족을 대표해 전한다”면서 “영천시가 숙원사업으로, 신성일기념관 건립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한 결실은 많은 이들에게 문화예술의 향기를 전해주는 문화예술의 성지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강 총재는 또 “작은아버지는 1960∼70년대 한국 영화계의 대표 배우로 많은 팬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시면서 대학교수, 국회의원 등의 길을 걸으며 문화예술 발전을 이끌다가 2008년 영천에 성일가를 지어 노후를 보내셨다”며 “그의 아름답고 멋진 삶의 흔적이 반영된 훌륭한 건축물이 완성되면 아마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문화공간으로, 또 하나의 세계적 명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대신해 기공식에 참석한 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신성일기념관 건립에 대한 영천 시민들의 높은 기대와 바람을 알고 있기에 경상북도에서도 재원을 투자했다”면서 “한국 영화계 거장 신성일 배우를 추모하는 신성일기념관이 영천시의 문화관광자원으로서, 경상북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노후를 보냈던 성일가를 먼저 돌아본 강석현 지피워크샵 대표는 “2020년 9월 어머니(배우 엄앵란씨)와 함께 성일가 단독 주택(113㎡)을 비롯해 7필지 2839㎡를 영천시에 기부채납했다. 기념관이 아버지의 삶과 업적이 오래 기억되고 탄탄한 콘텐츠로 꾸며져 한국영화의 메카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지역 사회는 관광객들이 찾아올 새로운 문화시설이 건립되는 데 대해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괴연리 이장 김효섭(61) 씨는 “오늘은 괴연동 주민들이 갖게 된 새로운 공간, 새로운 기회를 축하하는 날”이라며 “이번 신성일기념관 건립 기공식은 우리 영천을 미래 수십 년 동안 경쟁력 있는 도시로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생전 신성일과 호형호제했던 정길락(75·영천시 완산동) 전 영천중앙로타리클럽 회장은 “괴연리 마을의 애량산과 치악산의 빼어난 경치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신성일 배우와 생일잔치를 함께 하는 등 정을 나누며 즐겁게 지냈던 주민들에게는 오늘이 더욱 감사하고 기쁜 날”이라고 말했다.
괴연리 주민 허은숙(69·영천시 신성일길 14-10) 씨는 “영천시에서 신성일 배우를 기리며 신성일길이라 이름도 붙였다. 청바지 입고 본천까지 개를 끌고 산책하시던 모습이 선하다”며 “기념관이 웅장하고 멋지게 잘 지어졌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조규남기자 nam8319@kbmaeil.com
사진=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