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정욱
모든 새집은 단칸방이다.
새집도 월세가 있고 전세도 있을 것이며
화려한 집도 있을 것이며 소박한 집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새집은 단칸방이다
이것은 새가 생겨난 이후 변화가 없다
새집은 단칸방으로 완벽한 평등을 이루었다
평등은 진화가 없는 개념으로 세상의 죽음 이후
완벽한 평등을 새집에서 보았다
세상의 모든 새집은 평등의 단칸방이다
그리고 그 평등을 거부하는 새를 본 적이 없다
새들은 날개의 크기가 달라도
새집의 크기는 날개를 접은 새의 크기로
완벽하다
새는 욕심이 없나? 모든 새집이 단칸방인 것을 보면. 새들은 각자 “날개의 크기가” 다르더라도, 딱 “날개를 접은 새의 크기로” 새집을 짓는다. 그래서 “모든 새집은 평등”하다. 이 평등함은 “새가 생겨난 이후 변화가 없”는데, 시인은 “평등은 진화가 없는 개념”이라면서 이 새집이 “완벽한 평등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빈곤의 평등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는 단견이다. 새들은 ‘빈곤’을 느끼지 않을 테니까.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