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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저가제품 공세, 제조업 기반 흔든다

등록일 2024-08-07 19:32 게재일 2024-08-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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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저가제품이 국내시장에 파고든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e커머스를 통한 대량 물량 공세로 국내 제조업의 존립까지 위협한다.

대구상의가 지역기업 160개사를 대상으로 중국산 저가제품 공세에 따른 지역기업 영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역기업의 34.4%가 “당장 매출·수주실적에 영향을 받는다”는 대답을 했다. 또 “현재는 영향이 없으나 향후 피해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기업도 46.3%에 달했다. 전체 기업의 80%가 직간접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중국산 저가제품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으로 대표되는 중국 e커머스업체들이다. 이들은 화장품, 섬유의류, 철강금속, 이차전지 등 전 업종에 걸쳐 초저가 공세를 벌여 관련 국내 기업들이 받는 피해가 심각하다.

특히 과거 싼 맛에 구입하던 중국산 제품이 가성비, 가심비 등이 충족되는 제품으로 바뀌고 있어 더욱 우려가 크다. 이번 조사에서도 “지난 5년간 기술력 및 품질경쟁력이 중국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기술격차가 축소됐다”는 답이 48.1%나 나왔다.

중국산 제품이 초저가 공세를 펼치는 배경에는 중국의 경기 장기침체가 있다. 중국의 내수시장 위축으로 쌓인 재고 물량을 밀어내기식으로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선진국도 중국의 저가공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문제는 중국산 제품의 저가공세에 국내기업이 대응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산 제품은 중간 유통과정 필요없이 국내 소비자에게 바로 배송되고 관세부과 등 경비 부담도 없다. 법 규제를 받는 국내 기업보다 경쟁력이 당연히 우위다.

대구상의 관계자 말처럼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장치 마련 등 중국산 저가제품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나와야 한다. 특히 중국산 저가상품을 이용한 소비자의 80%가 제품에 대한 피해와 불만을 경험했다 하니 소비자 차원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중국산 저가제품은 제조업뿐 아니라 도소매업종에도 직격탄을 날린다. 정부의 조속한 대책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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